광주시 “정부 지원 입장에 구체적인 액수를 임의로 넣은 것” 해명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광주시가 유치 과정에서 공문서를 위조했다는 비난에 휩싸이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정부는 국무총리와 장관 사인을 위조한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강운태 시장을 고발하기로 한 가운데 광주시는 ‘실무자의 실수’라며 대회유치 당일 고발 사실을 언론에 확인해준 문광부를 성토하고 있다.
이번 파문의 원인을 제공한 공문서 위조의 실체는 무엇일까.
정부가 강 시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 만큼 검찰 수사 등을 통해 공문서 위조 배경과 연루자 등 실체가 밝혀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광주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대회 유치를 위한 법적·행정적 절차로 2012년 대한수영연맹 의결(2월), 대한체육회 의결(3월), 문광부승인(4월), 기획재정부 및 문광부 최종승인(10월)을 거쳐 10월19일 국제수영연맹(FINA)에 의향서를 제출했다.
시는 2월21일 정부로부터 “정부가 수영대회를 지원하겠다”는 보증서를 받았다. 당시 보증서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최광식 문광부장관의 사인이 기재돼 있었다.
광주시는 이후 4월2일 유치신청서 초안(PDF) 파일을 국제수영연맹에 제출하면서 “2011 대구육상대회 때 처럼 정부가 1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구체적 지원액수 등이 담긴 이른바 ‘임의의 내용’에 다 지난 2월 사인한 김 총리와 최 문광부장관의 사인을 스캔해 가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코넬 마르쿠레스쿠 국제수영연맹 사무총장 등 실사단 4명이 지난 5월1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면담하기에 앞서 광주시가 ‘사인을 가필(위조)’한 초안파일을 정부에 건네면서 발각됐다.
총리실은 애초 총리사인 내용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고, 광주시는 실무자를 엄중 경고하고 정부에 사과했다.
광주시는 정부가 애초 보증한 내용대로 수정해 중간본과 최종본을 국제수영연맹에 제출했다.
광주시는 실무자의 과욕으로 총리사인 원본에 일부 문장이 첨가된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광주시는 “잘못을 즉시 시정하고 본래 원본대로 제출했는데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고발 운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행정의 수반이나 다름없는 국무총리의 사인을 임의로 도용한 것에 대한 책임론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총리 사인 도용 과정에서 어느선까지 개입됐는지에 따라 파장 확산여부가 달려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