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눔] 경찰대·사관학교도 원서접수 사설업체 대행

[생각나눔] 경찰대·사관학교도 원서접수 사설업체 대행

입력 2013-06-28 00:00
수정 2013-06-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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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대학, 사교육업체 배불려” “시스템 따로 만들면 혈세낭비”

경찰대학과 각군 사관학교가 이번 주부터 인터넷을 통한 신입생 원서 접수를 진행하는 가운데 사교육업체들이 이 국비 대학들의 원서접수를 대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 경찰간부와 군 장교라는 동량을 선발해 키우는 국비 대학들이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험생에게 수수료 부담을 지우는 것뿐 아니라 경찰간부와 군장교 예비 후보자의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사교육업체들이 대행하고 있는 원서접수 사업을 정부가 맡게 되면 또 다른 중복 투자와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경찰대학은 오는 8월 1차 시험을 앞두고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인터넷으로 원서접수를 한다. 수험생과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전형료 2만원과 수수료 5000원. 이 중 2만원은 경찰대의 수입으로 국고로 귀속되고 나머지 5000원은 사교육업체인 진학사에 돌아간다.

마찬가지로 육군사관학교의 인터넷 원서 접수도 진학사가, 해군·공군사관학교는 다른 사교육업체인 유웨이중앙교육이 맡는다. 경찰대 관계자는 27일 “대부분의 대학들이 원서접수를 사설 대행업체를 통해 진행한다”면서 “1년에 한 번뿐인 원서접수를 위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수십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계와 학부모단체는 비판적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진학사와 유웨이중앙교육 등 3개 사교육업체가 전국 300여개 대학의 인터넷 원서접수를 대행하고 있다.

올해 이 업체들의 원서접수 매출은 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무성 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국비 대학의 원서 접수까지 사교육업체에 맡기는 것은 공공성과 국가인재 양성 측면에서 국가의 책무를 잊은 것”이라면서 “수험생 개인의 정보가 이 업체들의 입시 컨설팅 목적으로 활용되는 등 개인정보 유출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박범이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장은 “전형에 응할 수밖에 없는 수험생의 처지를 이용해 (국비 대학이) 기업에 이익을 안겨주는 꼴”이라면서 “수험생의 원서접수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런 이유로 2015년을 목표로 대학입시를 간소화하고 한 차례의 원서 접수로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공통 원서접수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교육업계는 “개인정보 유출은 없으며 예산의 중복 투자가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황성환 진학사 기획조정실장은 “어떤 개인정보 유출도 없이 모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서 “대입 원서접수를 정부가 담당하더라도 결국 시스템 구축과 운영은 또 다른 사기업에 위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다시 직접 맡겠다고 나서면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뿐 아니라 매년 보안과 유지·운영 등에 고정적으로 투자하는 비용이 수수료 절감 효과를 상쇄할 것”이라면서 “결국 수백억원의 재원을 세금에서 충당할 수밖에 없으며 국민이 수험생을 대신해 원서접수 대행 수수료를 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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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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