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어린이집 비리 온상] 市직원 3명이 어린이집 1820곳 관리… 현장점검은 고작 5%뿐

[서울형 어린이집 비리 온상] 市직원 3명이 어린이집 1820곳 관리… 현장점검은 고작 5%뿐

입력 2013-06-12 00:00
수정 2013-06-1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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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885억 예산 쏟아붓고 관리·감독 안 하는 서울시

서울형 어린이집은 보육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2009년 탄생했다. 서울시는 교사 인건비와 시설 개·보수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두 2639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올해도 885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문제는 예산 지원방식이 치밀하지 못하고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서울형 어린이집이 비리의 온상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3명으로 어린이집 현장점검팀(현재는 7명)이 처음 꾸려져 일반 어린이집까지 점검했다. 그 결과 287곳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렸다. 결국 지난해 서울시의 점검을 받은 서울형 어린이집은 고작 5%에 지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7명의 직원이 1820여개에 달하는 서울형 어린이집을 밀착 감시·점검하기는 어렵다”면서 “비리가 예상되는 어린이집을 중심으로 점검하다 보니 전체적인 관리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서울형 어린이집의 비리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형 어린이집(50인 기준)은 매달 서울시로부터 교사 인건비 등으로 1000여만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원비는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고작 3만~4만원밖에 싸지 않다. 따라서 일반 어린이집을 운영했을 때보다 1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더 챙길 수 있다.

또 시가 현장점검보다 서류로만 감사하는 허점을 노렸다. 하루에 4시간 일하고 80만원을 받는 보육 도우미를 친정어머니, 올케 등으로 꾸며서 현금을 빼돌리고, 만 2세(4세) 교사는 인건비의 80%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반 쪼개기’ 등으로 더 많은 보조금을 타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매달 받는 지원금을 모두 다 써야 하기 때문에 교재상 등과 짜고 가짜 영수증, 이면 거래 등으로 빼돌리기도 했다”면서 “서울시가 좀 더 철저하게 현장점검을 했다면 세금이 낭비되는 일을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뿐인 서울시의 제재도 서울형 어린이집 비리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지난달 29일 비리 혐의가 확정되지 않아도 수사 중인 서울형 어린이집에는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고 비리 어린이집 인터넷 공개 등 고강도 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한 지 2주가 지났지만 각 자치구에 보조금 지급 중단 등을 알리는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는 25일 보조금을 빼돌린 서울형 어린이집에 다시 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김호현 어린이집 비리고발 및 고충상담센터장은 “서울시가 보조금 지급 중단과 환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강력한 제재를 망설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서울형 어린이집은 서울시가 자체 인증하고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그만 비리로도 ‘서울형’ 간판을 내리고 보조금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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