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60대 주부 고열 증세 후 열흘 만인 작년 8월 숨져
국내에서 처음으로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박모(당시 63세)씨는 강원 춘천에 사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인근 지역인 화천서 축사 주변의 텃밭을 일구다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알려졌다.평범한 주부였던 박씨는 지난해 7월 20일께 강원 화천군 간동면 오음리에서 친구의 텃밭을 일구다 무엇인가에 물렸다.
박씨가 당시 일했던 텃밭은 2년 전까지 개와 돼지를 사육했던 축사 주변으로 현재는 가축은 기르지 않고 축사 흔적만 남아 있다.
이후 박씨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초래될 정도의 이상 증세는 없었으나 열흘 뒤부터 목 부위 임파선이 부어 올랐다.
당시 박씨의 남편 이씨도 아내의 왼쪽 목 뒤에 지름 3㎜ 크기의 상처가 난 것을 목격했다.
이씨는 “임파선이 부어 오른 직후 아내의 목 부위를 살펴보니 상처 자국이 있었는데, 진드기에 물린 것처럼 보였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10여 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임파선이 부은 박씨는 같은 해 8월 3일 남편과 함께 춘천의 한 병원을 처음 찾았다.
당시 박씨는 고열 증세와 함께 혈소판 수치가 정상수치보다 급격히 저하된 상태였다.
그때만 해도 유행성 출혈열이나 쓰쓰가무시병 등 야외 활동으로 인한 감염 증세로 추정할 뿐 뚜렷한 병명은 알 수 없었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어 지역 국립대 병원에 옮겨 치료를 받았으나 병명 확인은 물론 증상도 호전되지 않자 박씨는 같은 해 8월 8일 오후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다음날인 9일 오후부터 박씨는 의식마저 잃고 혼수상태에 빠져 나흘 만인 12일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졌다.
이씨는 “처음에는 아내의 상처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인터넷 등지에 찾아봤는데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보였으며 아내의 임파선 부위가 부어 인근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내가 의식을 잃고 속수무책으로 사망했는데도 의료진 등은 국내에는 처음 나타난 증상이라는 말 뿐”이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씨는 “지난 1월 일본에서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도 보건당국에 아내의 사망원인을 문의했었다”며 “그때도 보건당국에서는 국내에는 유사 환자가 전혀 보고된 바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내가 사망한 지 9개월여 만에 병명을 통보받은 셈”이라며 “담당 의료진은 축사 주변 진드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을 했는데, 지금은 없지만 실제 텃밭 주변에 축사가 있었다는 말을 마을 주민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