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폐쇄명령에 취소 소송 “부당한 학위 수여 공공성 위배”
‘올해 신입생 103명 뽑았는데….’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의 학교 폐쇄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벽성대(학교법인 충렬학원)에 대해 교과부의 명령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벽성대는 교육부 폐쇄 명령 직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지난 3월에 신입생 103명을 뽑았지만 법원에서도 폐쇄 결정을 받은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이승한)는 학교법인 충렬학원이 교과부 장관을 상대로 낸 학교 폐쇄 명령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충렬학원이 운영하는 전북 김제의 벽성대는 학점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에게 학위를 수여해 교육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면서 “벽성대가 부당하게 준 학점 및 학위의 취소를 거부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같은 위반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기에 학교 폐쇄 명령으로 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충렬학원 측은 아직 항소하지 않은 상태로, 판결문을 송달받은 뒤 2주일 내에 항소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되면서 벽성대는 학교 폐쇄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앞서 벽성대는 2011년 감사원 감사에서 학점·학위 부당 수여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시정 명령을 받았고 지난해 9월 교과부는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학교 폐쇄 조치를 취한다고 2차례 경고했는데도 학교 측이 이를 수행하지 않았다”면서 학교 폐쇄를 명령했다.
교과부의 계획대로라면 학교는 지난 2월 폐쇄 절차가 진행됐어야 했지만 충렬학원이 교과부 명령 직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본안 소송 판결까지는 학교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학교 측은 이에 따라 지난 3월 11일 신입생 입학식을 강행해 103명의 학생을 새로 받아들였다.
학교에 대한 폐쇄 절차가 진행되면 올해 신입생 등 재적생(휴학생 포함)들은 희망에 따라 인근 대학의 같은 학과나 비슷한 학과로 특별 편입학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3-05-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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