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 수혈 329명 감염 여부도 모른 채 오리무중

‘에이즈 바이러스’ 수혈 329명 감염 여부도 모른 채 오리무중

입력 2013-05-09 00:00
수정 2013-05-0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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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물폐기 등 이유로 조사 못해

후천성면역결핍증, 이른바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인으로부터 수혈받은 사람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8일 보건복지부가 질병관리본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 HIV 확진자가 과거에 헌혈했던 혈액을 수혈받은 사람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관련 기관 간 협력 미비로 시간이 지체되는 등 허점이 많았다.

2010년부터 2012년 11월까지 조사 대상 총 1928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38건(53.8%)이 조사 기간인 65일을 넘겼다. 심지어 365일 이상 조사가 지연된 사례도 81건이나 됐다. 조사가 늦어지면서 수혈자와 연락이 끊기거나 수혈자가 사망하는 등 HIV 감염 여부를 알아내지 못하고 조사를 끝낸 경우도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기간 중 조사를 끝낸 1448건에서 1129건은 음성 판정을 내리는 등 HIV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329건은 혈액출고대장 같은 기록물 폐기, 의료기관 폐업, 수혈자 연락 불능, 채혈 거부 등의 이유로 수혈을 통해 HIV에 걸렸는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조사 불가 처리했다.

가령 2010년 1월 28일 HIV 확진자 혈액 수혈자의 수혈 사실을 같은 해 2월 5일 확인했지만 720일이 지난 2012년 1월 26일이 돼서야 수혈자의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바람에 연락이 닿지 않아 HIV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조사를 종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3-05-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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