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안해” 10년새 6배 증가 “표절 큰 문제 아니다” 60%
4년제 대학 교수 10명 중 8명은 동료 교수의 표절 행위를 못 본 척하거나 조용히 덮어 버리려고 한다. 표절을 못 본 척하겠다는 교수는 10여년 전의 6배 수준에 이른다. 교수 4명 중 1명은 분별 없는 정치 참여가 교수 사회의 최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 등 사회 지도층의 논문 표절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도 교수 사회의 표절과 연구윤리 타락에 둔감한 응답자들이 상당수였다. 표절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40.6%(매우 심각 5.3%, 대체로 심각 35.3%)에 그쳤으며 나머지 60%가량은 큰 문제는 아니지 않으냐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10명 중 2명꼴인 18.5%는 ‘심각하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교수 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무분별한 정치 참여’(24.3%)를 꼽았다. ‘논문 표절 등의 연구윤리 문제’(23.5%), ‘학위논문 부실 지도 및 심사’(23.5%)가 뒤를 이었다.
‘정치권의 참여 요청이 있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참여하지 않는다’가 42.7%로 가장 많았다. 2001년 33.5%에 비해 9.2% 포인트 늘었다. ‘어느 정도 참여한다’는 응답은 2001년 36.7%에서 올해 27.2%로 줄었다.
교수들은 지식인 및 연구자로서의 위상과 미래 전망에 대해 대체로 비관적이었다. 응답자의 57.7%가 ‘지식인의 죽음’, ‘대학은 죽었다’와 같은 사회적 시선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교수의 위상에 대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60.4%로 절반을 넘었다. ‘교수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다’ 또는 ‘절대 아니다’가 42.8%였으며 ‘보통이다’가 38.3%였다.
교수직에 대한 만족도는 정교수와 조교수의 차이가 컸다. 정교수는 ‘만족’이 42.7%로 가장 많았으나 조교수는 ‘불만’이 33.3%로 최다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구성원 스스로 논문 표절의 심각성을 자각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전국 4년제 대학의 연구윤리위원회 운영 현황과 논문 표절 조사 과정,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4년제 사립대의 한 교수는 “대학이 죽었다는 외부의 시선은 결국 전문성과 윤리성이 모두 떨어졌다는 지적”이라면서 “교수는 연구자임과 동시에 교육자이기 때문에 연구와 생활에서 항상 흐트러짐이 없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4-18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