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덮친 불황… 서울만 1200곳 폐업

학원가 덮친 불황… 서울만 1200곳 폐업

입력 2012-12-11 00:00
수정 2012-12-1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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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3년새 302곳 줄어 신설도 작년比 136곳 감소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무풍지대’로 통하던 학원가에도 불황의 여파가 불어닥쳤다. 위축된 소비심리로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이 자녀들의 사교육비마저 줄이면서 적자경영을 견디다 못해 문을 닫는 학원들이 속속 늘고 있다.

한때 좋은 학군과 유명학원들이 몰려 아파트값까지 끌어올렸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는 학원가의 침체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다.

대치동에서 13년째 수학전문 보습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A(54) 원장은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12월은 일년 중 최대 성수기인데 새로 등록한 학생들이 작년보다 30% 정도 줄어든 것 같다.”면서 “프랜차이즈 학원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고 우리처럼 대치동 엄마들의 입소문만으로 운영해온 작은 학원들은 타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A원장은 “적자를 못 견뎌 학원 운영권을 통째로 넘기고 떠나려는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학원의 수는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9일 기준 정식 등록된 서울지역 교과학원 수는 1만 3208곳으로 2009년 1만 3510곳, 2010년 1만 3504곳, 지난해 1만 3352곳에 이어 꾸준히 줄고 있다.

새롭게 들어서는 학원 수도 2009년 1508곳, 2010년 1483곳, 지난해 1206곳, 올해 1070곳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지난해부터는 문을 닫는 학원수가 신규 설립 학원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에서만 1243곳이, 올해는 1200곳의 학원이 문을 닫았다.

학부모 이모(52·여)씨는 “4년전 큰애가 대학 갈 때는 언어·수리·외국어 과목별로 단과학원을 다니고 방학특강까지 다 챙겨듣게 했지만, 몇 년새 학원비가 훌쩍 뛰어 이제 고3 올라가는 둘째는 학원 한 곳에 보내는 것도 벅차다.”면서 “우리 같은 외벌이 가정에서 학원을 여러 곳 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학원·보습교육비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학원 관계자들은 불황에 더해 입시제도의 변화도 학원가를 뒤덮은 침체에 한 몫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쉬운 수능 기조가 계속되고 외고 등 특목고에서도 자기주도학습전형 등을 도입하면서 내신성적의 비중을 줄여 사교육 의존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EBS 수능강의와 인터넷 강의, 방과후 학교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업이 학원을 대체하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는 이모(38·여)씨는 “수능과 EBS 연계율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비싼 학원수업의 메리트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제 학원은 진학 컨설팅 등 별도의 서비스를 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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