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참석하면 1시간에 5천원?”…과잉전도 논란

”예배 참석하면 1시간에 5천원?”…과잉전도 논란

입력 2012-11-29 00:00
수정 2012-11-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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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에 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할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광고가 올라와 ‘과잉 전도’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종교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A교회의 한 교인은 최근 한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에 시급 5천원의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올렸다.

모집 대상은 20-35세 청년으로, 성별과 학력에 관계없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예배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광고를 올린 교인은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며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설교를 듣고 예배할 기회를 만들고자 아르바이트를 생각해 냈다”고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측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혀 알지 못하는 사실”이라며 “교회 차원에서 한 것도 아니고 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해당 광고는 삭제된 상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트위터를 비롯한 인터넷상에서는 “교회가 하나님의 분노를 일으키는 곳이 되고 있네요”(@na_dle)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교회의 무리한 전도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최근에는 이른바 ‘소개팅 전도’까지 등장해 교회를 향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기도 했다.

노원구 B교회는 최근 ‘여자친구 있어? 소개팅 해볼래?’ ‘남자친구 있어? 소개팅 해볼래?’라고 적힌 홍보 책자를 만들었다가 뭇매를 맞았다.

책자에는 교회 남녀 신도의 사진과 함께 이름과 나이, 직업 등 신상 정보도 공개해 결혼정보업체나 유흥업소의 광고물 같다는 비난이 일었다.

해당 교회는 “이 시대 다양한 사람과 스타일이 있지만 예수님과의 만남이 최고의 만남이라는 것인데 의도 전달의 명확성이 부족했음을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서울의 한 대형교회는 새로 나온 사람에게 냄비와 드라이어를 준다는 전단을 배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전단에는 선물 사진과 함께 교육 후 여행용 가방을 준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현상에 대해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성장에 대한 위기감에서 나오는 자충수”라며 “교회가 본질을 못 잡으면 주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조 교수는 “교회가 세속화되다 보니 이전에는 용인이 안 되던 방법을 내놓게 된 것”이라며 “예전에는 비슷한 일이 있어도 드러내지 않고 부끄러워했는데 이제는 부끄러움조차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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