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란주점 전 업주를 살해한 40대 남자는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시신을 콘크리트로 암매장한 것은 물론 숨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통화하는 등 치밀함을 보여 경찰을 경악하게 했다.

박모(44)씨는 지난 9월6일 오후 6시께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있는 자신이 운영하는 단란주점 지하에서 전 업주 송모(78)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주방에 있던 호스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박씨는 시신을 가방에 담아 8일간 주점 다용도실에 보관하고 직원들이 악취가 난다고 호소하자 나무상자에 시신을 옮겨 담은 뒤 방수공사를 한다며 작업자를 불러 주점 벽에 콘크리트를 발라 유기했다.

시신을 나무상자에 옮겨 담은 후 실리콘으로 밀봉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박씨는 또 송씨를 암매장하고 나서 송씨의 휴대전화로 지난달 10일 분당 야탑에서 송씨 행세를 하며 주점 건물주와 통화를 하며 송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속였다.

완전범죄를 꿈꾸며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박씨의 행위는 오히려 경찰의 용의 선상에 오르는 단서가 됐다.

시아버지가 연락되지 않는다며 피해자 송씨의 며느리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송씨의 행적 추적에 나섰다.

박씨는 이런 사정을 모른 채 지난달 23일에는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에서 송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송씨의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통화되기 직전 끊었다.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서다.

송씨 주변인을 조사하던 경찰은 박씨의 행적과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수사하다가 수상한 점을 확인, 13일 오전 박씨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의 치밀함에 혀를 내두르면서 “박씨가 송씨 휴대전화를 사용해 송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했지만 결국 이 때문에 꼬리가 잡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