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000곳 정상급식 차질…노조 “호봉제·신분 보장 요구”
급식조리원과 초등돌봄교사 등 공립 초·중·고교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9일 하루 총파업을 벌인다.이들은 호봉제 도입과 교육감 직접고용 등 신분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정상급식이 어려운 학교가 최대 4000곳에 이르고 이 중 500여곳은 실제 배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3개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연합체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 74.3%가 참여해 91.2%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일단 9일 하루 파업을 한 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가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조는 회계·전산·행정직과 초등돌봄교사, 특수교육보조원, 사서, 급식조리원 등 다양한 직종으로 구성돼 있다.
공립학교에만 전국적으로 약 15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3만 5000명이 노조원이며 이들의 57%인 2만명이 급식조리원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급식이 직접적인 파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노동관련법은 합법적인 파업기간에는 사용자가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오전 수업만 하거나 도시락 업체에 학교 측이 점심을 일괄적으로 주문하는 것도 노동법 위배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학교 급식실 조리원이 파업에 참여하는 학교에서는 정상적인 급식이 어려울 전망이다.
시도교육청은 급식 중단 가능성이 높은 학교는 사전에 대책을 마련하도록 공문을 보내 안내하고 있다. 학생들이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으로 보인다.
일부 학교는 조리원들을 대상으로 파업에 참여하지 않도록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저소득층 자녀 등 도시락을 싸오기 어려운 학생에 대해서는 지원 사실이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별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식 외의 다른 분야에서는 파업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등 돌봄교실 강사나 특수교육보조원은 기존 교사로 대체할 수 있고, 행정업무는 하루 공백이 큰 차질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2-11-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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