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개인계좌 연결된 부분 들여다볼 것”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79) 다스 회장이 조카 시형(34)씨에게 빌려준 6억원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이 회장이 운영하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법인계좌 추적을 검토 중이다.이창훈 특검보는 30일 브리핑에서 “이상은씨 개인계좌가 다스와 연결된 부분이 있다면 볼 수도 있는 것”이라며 “필요한 상황이 되면 영장도 청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특검보는 그러나 “영장을 받은 건 아니고,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이 회장의 개인계좌에 대해 이미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자금흐름을 쫓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24일 서울 구의동 자택 붙박이장에 있던 현금 6억원을 꺼내 조카 시형씨에게 부지 매입자금으로 빌려줬다.
이 회장 측은 애초 둘째 동생 이상득(77·구속수감) 전 의원의 정치활동을 지원할 생각으로 돈을 쌌아뒀다며, 출처는 2005년부터 개인계좌에서 1천만~2천만원씩 인출해 모아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다스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 현금으로 보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시형씨가 검찰에 제출한 서면진술서를 대리 작성한 것으로 드러난 청와대 행정관을 찾아내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시형씨 측은 행정관이 대신 작성한 진술서를 한 번만 검토한 뒤 제출하는 바람에 일부 내용에 오류가 있었다며 특검 조사에서 잘못된 진술을 바로 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형씨는 지난 25일 특검 조사에서 자신이 실제 소유할 생각으로 내곡동 부지를 매입했고 이 회장에게 빌린 돈은 당장 상환 능력이 없어 천천히 갚을 생각이었다는 취지로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이 회장에게 돈을 빌린 날짜도 5월23일에서 24일로 수정했다.
특검팀은 또 청와대 경호처에 대해 자료를 제출받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 특검보는 “청와대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시점이 되면 말씀을 드리겠다. 관련된 사람 대다수가 청와대 쪽이기 때문에 필요한 자료가 있을 수 있고 어떤 방법을 통해 확보할지는 당연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을 11월1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김 전 처장은 내곡동 사저 및 경호시설 부지 매입을 주도한 인물로 시형씨가 부담해야 할 사저 매입비용 일부를 경호처가 떠안아 국가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전 처장의 지시로 사저 부지 매입 실무를 담당한 김태환(56) 경호처 행정관을 재소환 조사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김 행정관을 이미 조사했으나 시형씨가 기존 진술을 바꿔 자신이 부지 실소유주라는 취지로 진술함에 따라 사실확인 작업을 하기 위해 김씨를 다시 부른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또 한때 내곡동 부지의 일부(20-30번지·62㎡)를 소유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직원 박모씨를 이날 오후 조사한다.
박씨는 해당 필지를 2005년 1월 구입했다가 2010년 1월 원주인인 유모(57)씨에게 증여한 바 있다.
한편, 시형씨의 변호인이 전날 특검 사무실을 방문해 재소환 자제 등을 요구한 데 대해 특검팀은 “압박감을 느끼지는 않지만 다소 불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