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 문답>”정치권이 총장 임명해선 안돼”

<서남표 총장 문답>”정치권이 총장 임명해선 안돼”

입력 2012-10-17 00:00
수정 2012-10-1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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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 이사장, 총장 공동인선 등 합의 지켜야”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17일 내년 3월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발표하면서 “정치권이 총장을 임명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이날 서울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AIST의 후임 총장은 세계 10대 대학의 사례에서 보듯 학문적으로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총장은 “오명 KAIST 이사장과 7월20일 임시 이사회 직전 7개 사안을 담은 합의문을 만들었다. 오 이사장이 합의사항을 안 지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오 이사장이 후임 총장 공동인선 등 합의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총장을 자문하는 이성희 변호사에 따르면 7개의 합의 내용은 대학 개혁을 계속하게 해달라는 것과 특허 도용과 명예훼손 문제에 협력하고 학내 비방을 없애겠다는 것, 이사장과 힘을 합쳐 무사안일한 교수사회를 개혁하고 후임 총장을 공동으로 선임한다는 것, 퇴임은 총장의 자율에 맡긴다는 내용 등이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지난 7월20일 임시 이사회 당시에는 내년 3월 사퇴 얘기가 없었는데 지난 3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애초 이사회에 계약해지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개인적으로 원한 바는 아니지만 KAIST 문화를 바로잡으려면 이 길이 좋겠다고 봤다. 이런 일이 학교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사회 전날 밤늦게 전화가 많이 왔다. 오명 이사장이 ‘중간’ 역할을 하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임시 이사회가 열리는 7월20일 아침 6시30분에 이성희 자문 변호사와 함께 오 이사장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이사회가 열리는 오전 7시30분까지 진전이 없었다.

계약해지를 해달라고 했는데 오 이사장은 절대 못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과 오 이사장이 원하는 내용을 합쳐 15분 만에 변호사가 합의문을 작성했다.

--오 이사장이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이유는 뭔가

▲오 이사장에게 물어봐라. 이해 못할 부분이 많다.

--예전 기자회견에서 VIP가 사퇴를 요구했다고 전해들었다고 했는데 그 VIP가 누군가

▲오 이사장이 대통령이 그랬다고 몇 번 말했다. 그러나 그분이 그렇게 말했는지, 오 이사장이 협박하려고 대통령을 팔았는지는 알 수 없다.

--왜 내년 3월을 사퇴 시기로 정했나

▲세계 10위권 대학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 MIT나 칼텍(캘리포니아공대), 스탠퍼드대 등 학교가 있는데 여기 진입하려면 학문적으로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총장이) 돼야 한다.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그런 사람을 선임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총장을 임명하면 안 된다. 학문하는 학교다. 세계 10위권 대학을 봐도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서 총장이 된 사례가 없다.

내년 3월이면 졸업식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된다. 정기 이사회가 열린다. 이 때문에 적절한 (사퇴) 시기로 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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