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서 식물인간’ 초등생 누가 배상하나

‘‘야영서 식물인간’ 초등생 누가 배상하나

입력 2012-09-09 00:00
수정 2012-09-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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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행사 관련자 공동책임 전부 인정”

초등학생 보이스카우트 대원이 야영대회에 참가했다가 수영장에서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됐다면 배상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사고에 대해 법원이 주목할 만한 판단을 내놨다.

A(14)군은 서울 S초등학교 5학년생이던 2009년 7월 강원도의 한 콘도로 2박3일 일정의 여름 야영대회를 떠났다.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400여명이 참가한 비교적 큰 행사였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사전에 각 초등학교에 안내문을 보내 참가를 독려했고, A군이 다니던 학교는 학부모들한테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뒤 행사에 교사 2명을 출장으로 따라 보냈다.

개별 프로그램은 스카우트연맹 측의 위탁에 따라 콘도를 소유한 건설업체 H사가 맡았다. H사는 학생 25명당 운영요원을 1명씩 배치해 인솔하게 했다.

사고는 행사 첫날 오후에 일어났다.

A군은 또래 학생 134명과 함께 자유 수영을 즐겼다. C씨가 H사에서 임차해 운영하던 야외 수영장이었다. C씨는 안전교육을 진행한 뒤 4학년의 경우 90㎝ 깊이의 소아용 풀에서, 5~6학년은 120㎝ 깊이의 성인용 풀에서 각각 놀도록 했다.

5학년치고 키가 작은 편이던 A군은 4학년생들과 함께 소아용 풀에 들어가라는 말을 들었지만, 친구들이 있는 성인용 풀로 넘어갔다가 허우적거리는 바람에 한차례 안전요원에게 끌려나왔다.

자유 수영을 시작한 지 25분쯤 지난 시각 A군은 물에 빠진 채 발견됐다. 상황은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A군은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돼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다.

법원은 이 사건에 관해 수영장을 임차한 관리인 C씨, 야영 프로그램을 진행한 H사, 행사를 주최한 한국스카우트연맹, 야영을 학교활동으로 인정한 S초등학교(서울시교육청) 등이 ‘빠짐없이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최승욱 부장판사)는 A군과 가족이 한국스카우트연맹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총 14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C씨는 과실 여부를 법정에서 항변하지 않아 A군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액이 6억4천여만원으로 가장 컸다.

손해배상액에는 일실수입(사고로 인해 향후 벌어들일 수 없게 된 수입), 치료비, 간병비, 위자료 등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C씨는 키가 작은 A군이 성인용 풀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면밀히 살폈어야 한다. H사는 안전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했어야 하고, 한국스카우트연맹은 C씨와 H사에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출장 동행한 S초등학교 교사 2명도 학생들을 제대로 관찰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군이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받았고 성인용 풀에 들어갔다가 제지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원고의 과실 비율 30%를 감안해 손해배상액을 산정했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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