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릴수도 있었는데…” 제천 교통사고 유족 분통

“살릴수도 있었는데…” 제천 교통사고 유족 분통

입력 2012-08-26 00:00
수정 2012-08-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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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인된 승용차서 5시간여만에 발견, 경찰 진상조사착수

“사고 직후 승용차 뒷문만 열어봤어도 형님을 살릴수 있었는데…. 경찰의 미흡한 조치를 생각하면 분통이 터집니다.”

26일 교통사고가 난 차량에서 5시간여만에 숨진채 발견된 김모(37)씨의 제천 빈소는 경찰에 대한 원망섞인 유족들의 오열로 가득했다.

숨진 김씨의 동생 상기(34)씨는 “경찰관들이 승용차의 뒷문만 열어봤어도 형님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숨진 형님과 사고 차량을 살펴보니 이마와 입술 부위만 3~5㎝가량 찢어지고 형님이 입은 옷과 차량 좌석에 피가 흥건히 고일 정도로 과다 출혈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형님이 태권도 유단자이고 다부진 체격이어서 어제 교통사고 충격으로 현장에서 바로 돌아가시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오늘 오후에 승용차 운전자가 찾아와 사고 직후 형님이 ‘코를 고는 듯한 소리를 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 25일 오전 10시께 충북 제천의 한 자동차 정비업소에 견인된 아반테 승용차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를 태운 직장동료 이모(26)씨의 승용차가 이날 오전 4시 35분께 제천시 화산동 역전 오거리에서 앞서가던 화물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지 5시간여 만이다.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운전사 이씨 등 앞좌석에 타고 있던 부상자 2명만 병원으로 이송한 채 조사를 마쳤다.

119구급대도 경찰의 말만 듣고 사고 차량 안에 김씨가 있던 것을 확인하지 않았다.

결국 김씨는 파손된 승용차에 실려 정비업소로 견인됐고,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출근한 정비업소 직원에게 숨진 채 발견됐다.

교통사고 현장에서 사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씨의 작은아버지(55)는 “동승했던 사람들이 크게 다치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조카가 사고 직후 살아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그렇다면 경찰의 허술한 조치가 조카를 죽인 거나 다름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은 27일 숨진 김씨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정확한 사망시간과 사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제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부검을 통해 김씨의 사망시간과 원인 등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직원들을 상대로 과실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문제가 드러나면 엄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도 교통사고 현장서 부상자를 이송한 구급대원 2명에 대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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