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후 39년만에 억울함 풀어
올림픽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자고 연설했다가 북한에 동조했다며 기소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정당인이 세상을 떠난지 39년 만에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서울고법 형사2부(김동오 부장판사)는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0년형을 선고받은 이모(1973년 사망)씨에 대한 재심 사건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1927년생인 이씨는 4·19 혁명 직후인 1960년 7월부터 사회대중당 경북도당 임원으로 활동하다 이듬해 5월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에서 열린 남북학생회담 시민궐기대회에서 남북혼성 운동선수단의 차기 올림픽 파견을 주장하는 연설을 했다.
그는 이후 ‘남북혼성체육팀의 올림픽 파견이 북한의 상투적 전술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같은 의견을 주장한 혐의로 기소돼 1961년 혁명재판소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현재 87세인 이씨의 부인이 재심을 청구해 세상을 떠난지 39년 만인 지난 5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궐기대회에서 발표된 개회사와 결의문의 요지는 단일팀 구성이 통일을 촉진하는 길이라는 것이었고, 대회 자체도 평화 통일을 위해 남북 학생이 비정치적 영역에서 상호 교류해야 한다는 취지로 개최됐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씨의 행위가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것이었다고 볼 수 없고, 이씨도 당시 자신의 행위가 북한에 이익이 된다고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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