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이 이 정도일까”…폭염과 싸우는 사람들

”사막이 이 정도일까”…폭염과 싸우는 사람들

입력 2012-08-08 00:00
수정 2012-08-08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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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무방비’ 노점상·주차요원·교통경찰 ‘이중고’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 속에서도 온몸으로 폭염과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등에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2012년 여름, 이들은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 바람 하나 없는 길 위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나름 다양한 방법으로 불볕더위를 극복하고 있다.

◇가리고·씌우고·덮고…”태양이 싫어” = 서울 종로3가의 액세서리 노점상을 하는 신모(34)씨는 8일 “사막이 이 정도는 될까. 더위에 온몸이 녹을 지경”이라고 투덜대면서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그의 머리 위에선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야구모자를 눌러쓴 위에는 물에 젖은 수건이 모자를 감싸고 있었다. 그가 개발한 피서법이라고 한다.

신씨는 “여름에는 그늘에 자리 잡은 가게가 제일 부럽다”며 “보통은 오전 11시면 가게 문을 여는데 옆집은 이번 주에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종로4가 식당골목에서 국밥집 전단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김모(58)씨는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갈 때마다 ‘내일은 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면서도 ‘그래도 먹고살려면’이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나오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손에는 장갑을, 팔에는 이른바 ‘쿨토시’를, 목에는 손수건을 두른 채 캡모자를 눌러썼다. 선크림을 두껍게 펴 바른 얼굴은 땀과 뒤섞여 얼룩덜룩했다.

성수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주차관리 요원들은 여름용 아이스 조끼를 입고 일한다. 마트는 주차 요원들을 위해 파라솔을 설치하고 얼음물을 제공했다. 직원들의 탈수에 대비해 포도당도 준비하고 있다는 게 마트의 설명이다.

◇’악취·짜증 주의보’ = 더위가 심해질수록 불쾌지수는 높아가고 작업자의 고충도 그만큼 가중된다.

환경미화원 단체의 한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지니까 악취가 심해져 작업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같이 수거하다보니 직접 일일이 분류를 해야한다”면서 “악취 때문에 구역질이 나려할 때도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교통경찰도 이번 폭염이 반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온종일 아스팔트 길 위에 서 있는 것만도 고역이지만 그렇다고 주의를 늦출 순 없는 노릇이다.

한 교통경찰관은 “얼굴과 팔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땀에 씻겨나가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면서 “휴가철이라 서울시내 차도 줄었고 무더위로 보행자도 줄었지만 괜히 짜증을 내는 운전자가 많다”고 말했다.

종로경찰서 교통과 관계자는 “교차로 꼬리물기가 전보다 더 늘어났다”며 “날씨가 더워서인지 운전자들 마음도 급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근무는 짧게, ‘마(魔)의 오후 2시’를 피하라” = 방법이 없다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상당수 작업장은 햇볕이 가장 뜨거운 오후 2시는 야외 작업을 중단하도록 하고 있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화분에 물을 주고 있던 공공근로자 조모(55)씨는 “수건과 팔 토시 없이는 햇볕을 버티기 어렵다”며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는 작업을 중지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종로구 청진동의 한 공사장에서 일하는 김모(56)씨는 “오후 2시를 넘기기 전에 일을 끝내야 한다”면서 작업 도구들을 챙겨 종종걸음으로 현장으로 향했다.

업무 시간도 조정됐다.

환경미화원의 경우 서초구는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가 원칙이지만, 최근에는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쉬도록 하고 있다.

종로구청의 한 관계자는 “1시간 일하면 10분 쉬는 식으로 작업시간을 단축했다”면서 “근무시간이 하루에 1시간 정도 줄어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온 지난 6월부터 주차관리요원의 교대주기를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였다”며 “일사병 환자가 생기지 않을까 주의하고 있지만 다행히 아직 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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