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원 아이들 찜통더위에 ‘헉헉’

보육원 아이들 찜통더위에 ‘헉헉’

입력 2012-08-02 00:00
수정 2012-08-0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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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부담”… 에어컨 가동 못해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이 찜통더위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나오는 지원금이 빠듯해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3도에 이른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도 부천의 소사지역아동센터에는 대여섯 명의 중학생들이 거실에 모여 바둑을 두고 있었다. 선풍기 한 대를 켜 둔 거실에서 아이들은 손으로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쳐내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 센터는 최근 2~3개월간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을 내지 못했다. 배영옥 대표는 “운영비로는 전기료를 감당할 수 없어 에어컨이 있어도 켤 수가 없다.”면서 “자원봉사자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더운 날씨지만 아이들은 불평도 하지 않고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여름철 지역아동센터가 ‘찜통’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아동센터는 아동 수에 비례해 월 평균 395만원의 지원금을 받지만 교사 인건비와 프로그램 운영비를 빼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 또 소사지역아동센터처럼 설립한 지 2년이 넘지 않은 곳은 그나마 정부 지원금을 받지도 못한다. 2년간 민간에서 자비로 운영한 뒤 평가를 통과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준섭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팀장은 “지역아동센터에 공공요금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여름철에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보육원도 마찬가지다. 보육원을 비롯한 아동양육시설에 각 지자체가 지급하는 관리운영비는 아동 1인당 7만~10만원 선. 교통비와 학용품비, 이·미용비, 영아 분유값 등이 모두 포함돼 줄일 수 있는 건 공공요금뿐이다.

서울의 한 보육원 관계자는 “에어컨을 틀지 않다가 아이들이 너무 힘겨워하는 데다 폭염 때문에 영아들의 건강도 걱정돼 낮시간에만 잠깐씩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더위 때문에 실내생활이 어렵다보니 보육원들은 물놀이·캠프·견학 등 외부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은 전기요금을 20% 할인받지만, 수십 명이 함께 생활하는 시설 전체에 에어컨을 가동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 연말연시에는 적으나마 후원금이라도 들어오지만 여름에는 이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노은경 서울시 아동복지시설연합회 사무국장은 “정부에서 전기요금을 지원해주거나, 전기요금을 추가로 할인해주면 그나마 사정이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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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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