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에게도 성과급 지급” 판결 후폭풍

“기간제 교사에게도 성과급 지급” 판결 후폭풍

입력 2012-06-27 00:00
수정 2012-06-2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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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공무원도 아닌데” 항소할 듯… 교사들 “아예 기간제 안뽑을라” 걱정

기간제 교사에게도 정규 교사와 똑같이 성과급을 줘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옴에 따라 실현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판결과 관련,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성과급 지급 대상이 아니다.”라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확정될 경우 교과부가 짊어져야 할 성과급은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간제 교사들은 판결의 취지는 크게 환영하면서도 성과급을 빌미로 채용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후폭풍을 우려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26일 “법원 판결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거친 뒤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항소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기본적으로 ‘기간제 교사=교육공무원’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탓에 이들을 성과급 지급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부는 성과급제도가 도입된 2001년부터 해마다 시·도교육청에 보내는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지침’에 ▲근무 기간이 2개월 미만인 자 ▲성과급 대상 기간 중 직위 해제나 다른 징계를 받은 자 ▲기간제 교원 등을 지급 제외자로 명시하고 있다. 근무의 연속성도 지급의 기준인 것이다.

현행 ‘공무원 수당 규정’에서도 성과급 적용 대상을 유치원·초·중·고교 교원과 장학관·교육연구관·장학사 및 교육연구사로 정하고 있다. 규정을 관할하는 행안부 관계자는 “현행법상 성과급 지급 대상이 아닌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공립 학교의 기간제 교사는 기간에 제한이 있지만 교육공무원 자격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기간제 교사의 공무원 자격뿐만 아니라 지급 기준을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과부 측은 이와 관련, “다툴 여지는 있다.”면서 “성과급은 매년 12월 31일 재직 중인 교원에게 지급되는데 겨울방학인 이 시점에 기간제 교사들이 재직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간제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주기 위해서는 신분 규정은 물론 지급 기준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교과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성과급을 지급하는 시·도교육청은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나와야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성과급 시행 초기부터 기간제 교사들을 대상으로 삼을 것이냐를 두고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법원 판결이 최종 확정돼 기간제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야 할 경우 정부 부담은 쉽게 짐작조차 할 수 없다. 2008년 기간제 교사는 초등 2932명, 중등 1만 5938명 등 1만 8870명, 2009년 2만 3714명, 2010년 2만 4831명, 지난해 3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100만원씩만 성과급을 준다 해도 규모는 조 단위를 넘는다.

기간제 교사들은 법원이 결정한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에 박수를 보냈다. 서울 지역의 한 고교 기간제 교사 권모(27·여)씨는 “성적관리계 업무를 맡아 성적 입력, 수행평가 비율 계산 등 정규 교사들과 같거나 더 많은 일을 하는데도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과급 문제가 이슈가 될 경우 정부에서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기간제 교사의 채용을 줄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년째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는 이모(28·여)씨는 “기간제 교사들에게도 성과급을 줘야 하는 부담 때문에 각급 학교들이 기간제 교사를 뽑지 않고 주당 24시간으로 계약하는 시간 강사로 대체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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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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