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구럼비’ 바위 발파예정 소식에 비상시국회의
진보단체들로 구성된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7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정부의 해군기지 건설 강행 방침을 규탄했다.이날 오전 제주 해군기지 시공사 측이 부지 앞 ‘구럼비 해안’ 바위 발파 공사를 위해 화약 운송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국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나라의 허리가 잘린 채 살고 있는데 제주해군기지는 분단을 더 심화시킬 것이 분명하다”며 “해군기지 건설 중단은 이 땅에 사는 생명과 자연의 명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정마을에서 온 김정민 노인회장은 “강정은 예전부터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구럼비 바위는 오염되지 않아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해군기지가 들어오겠다며 인륜을 깨트리고 있다”고 격앙했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문화·예술인, 시민과 함께 강정을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문화마을로 만들겠다”며 “배가 들어오지 않고도 자연을 보존해서 후손들이 먹고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전화 연결에서 “정오쯤 구럼비 폭파가 예정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를 막기 위해 경찰과 주민이 대치 중이다”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시민 1천500여명이 서명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드러난 총체적인 부실과 문제점, 인권탄압, 사회갈등에도 이명박 정부는 해군기지 건설 강행 방침 재천명했다”며 “정부는 구럼비 발파 작업을 즉각 중단하고 해군기지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시국회의를 마친 뒤 참가자 80여명은 공사강행 중단을 요구하며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를 향해 침묵행진을 벌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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