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가족 수사 종결은 아니다’ 발언 논란

‘盧 가족 수사 종결은 아니다’ 발언 논란

입력 2012-02-29 00:00
수정 2012-02-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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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한 前법무, 중수부에 전화 걸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가 수사 중인 ‘의문의 13억원 돈 상자’ 사건과 관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가 이미 종결된 것인지를 두고 다시 논란이 불붙었다.

’노 전 대통령과 그 관련 수사는 종결된다고 했지만, 노 전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가 종결된다고 한 적은 없다’는 당시 검찰ㆍ법무 수뇌부의 말이 중수부를 통해 29일 공개됐기 때문이다.

발언의 진원지는 김경한(68ㆍ사법연수원 1기) 전 법무장관이다.

2008~2009년 법무부 장관을 맡은 김 전 장관은 지난 28일 중수부 수사팀에 전화를 걸었다.

그는 “(당시) 내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알려진 모양인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나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수사가 종결된다고 했을 뿐 가족까지 포함한 의미는 아니었다”며 발언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고 중수부 관계자가 전했다.

중수부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이 언론에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 잡는 차원에서 전화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검찰의 13억 돈 상자 수사와 관련해 또 다른 추측을 낳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사건은 내사종결됐지만 그 가족이 연루된 사건까지 종결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37)씨의 미국 부동산 구입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일종의 근거가 되는 셈이다.

실제로 2009년 6월12일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해온 검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가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수부는 이번 사건은 2009년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13억 돈 상자라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수사하는 것일 뿐 2009년 당시 내사종결 여부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수부는 정연씨에게 미국 뉴저지주 허드슨클럽 아파트 435호를 처분한 미국 변호사 경모(43)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2009년 1월 현금 13억원이 담긴 돈 상자 7개가 미화 100만달러로 바뀌어 경씨에게 송금하게 된 경위를 샅샅이 파헤쳤으며, 송금 과정에 개입한 수입외제차 딜러 은모(54)씨, 재미교포 이모씨, 이씨의 형인 미국 코네티컷주 F카지노 전 매니저 등을 조사했다.

또 지난 27일에는 형 집행정지로 병원에 입원 중인 박연차(67) 전 태광실업 회장도 조사했다.

검찰은 이어 은씨가 경씨에게 환치기 수법으로 미화를 송금하는 과정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충무로 일대 환치기업자 한 명을 소환 조사했으며,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번 수사가 경씨의 자금 송금 의혹에 관한 조사일뿐 정연씨에 대한 수사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경씨가 이 돈을 사업자금으로 받았는지, 혹은 도박자금으로 받았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경씨에게 지난 27일 밤늦게 소환 통보를 했으나 미국 시민권자인 경씨는 아직 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정연씨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사계획이 없다고 강변했다. 또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정상문(66)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현재로서는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반면 야권은 이번 중수부 수사를 ‘부관참시’ ‘인면수심의 재수사’라며 연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어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5월23일 오후 ‘충격과 비탄을 금할 수 없으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종결될 것으로 안다’는 두 줄짜리 발표문을 법무장관으로서 각 언론사에 돌렸다”며 “최근 일부 언론에 내가 노 전 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수사를 종결한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길래 바로 잡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중수부장이 잘못 알고 있을까봐 알려준다고 전화를 건 것이고, 언론에 공표하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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