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진’ 학생 교내 폭력, 친구 숨지기도
최근 교내 폭력으로 학생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청주의 한 중학교가 친구를 구타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한 학생들한테 ‘봉사명령’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20일 충북도교육청과 A중학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B(13)군 등 이 학교 1학년 5명이 학교 인근 아파트 공터에서 같은 학교 친구를 때린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B군은 다른 가담 학생 4명이 둘러싼 상태에서 이유도 없이 친구를 때렸고 가담 학생 중 1명은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학교 측은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확인, 이달 18일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에 올렸으나 이들 학생이 받은 징계는 ‘봉사명령 5일’에 그쳤다.
‘봉사명령’은 학교와 사회복지시설에서 청소 등을 하는 징계로, 집단구타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한 비행의 심각성에 비춰 너무 가볍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달 18일 오후 C(13ㆍ중1)군이 강당에서 함께 놀던 D군의 가슴을 밟아 숨지게 한 사건도 터졌다.
관할 흥덕경찰서는 C군을 폭행치사 혐의로 형사입건하는 한편 C군이 ‘일진’(폭력학생)이었다는 일부 학생들의 주장에 따라 이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생은 “평소 ‘일진’들은 특별한 이유없이 친구들을 때리고 얼굴에 물파스를 묻히는 식으로 괴롭혔다”면서 “우리 학교 일진과 다른 학교 일진들이 연계한 서클도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가 지난해 5월에 실시한 학교폭력 설문조사에서도 ‘일진’ 연합서클의 이름과 평소 친구들을 괴롭힌 ‘일진’ 등 20여명의 이름이 확인됐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런 상황에서도 ‘일진’ 등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이 학교의 한 관계자는 “D군 사건은 지속적인 괴롭힘이나 폭력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다”면서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이름이 나온 학생들에 대해서는 상담을 거쳐 문제점이 드러난 경우 선도위원회를 열어 징계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그러나 설문조사에서 폭력학생으로 지목된 20여명 가운데 몇 명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답변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