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복지행정’ 꽁꽁 언 저소득층

‘주먹구구 복지행정’ 꽁꽁 언 저소득층

입력 2011-12-09 00:00
수정 2011-12-0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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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보일러인데 연탄쿠폰… 생활비 없어 ‘연탄깡’까지…

겨울철마다 정부와 기업에서 펼치는 이른바 ‘연탄 나눔’이 취지와는 달리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연탄쿠폰’을 지원하고, 기업체들은 연탄배달 봉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연탄을 사용하지 않는 가정에 연탄쿠폰이 전달되는가 하면 정작 필요한 주민에게는 지원되지 않고 있다. 엉터리 행정의 표본이다. 더욱이 연탄 소매상에서는 주민들의 쿠폰을 받아 현금화해주는 ‘연탄깡’까지 하고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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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온정 손길 끊이지 않기에…훈훈한 겨울  연탄보조 사업에 구멍이 숭숭 뚫렸지만, 한파를 녹이는 온정의 연탄배달 사업도 있다. 한국도시가스협회 임직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주택가에서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등 불우 이웃에 연탄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그래도 온정 손길 끊이지 않기에…훈훈한 겨울

연탄보조 사업에 구멍이 숭숭 뚫렸지만, 한파를 녹이는 온정의 연탄배달 사업도 있다. 한국도시가스협회 임직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주택가에서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등 불우 이웃에 연탄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자녀 있다는 이유로 지급대상 제외도

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사는 9~10㎡(약 3평)남짓한 단칸방, 70세가 넘는 A(여)씨는 최근 지식경제부와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부터 받은 연탄쿠폰 1장을 내밀었다. 방 옆 창고에는 수년째 사용하지 못한 연탄 200여장이 쌓여 있었다. A씨는 “연탄보일러가 없어 소용이 없는데도 연탄쿠폰을 지급해 줬다.”면서 “최근에야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보일러를 설치, 연탄 쿠폰을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잣집에 홀로 사는 80세 가까이 된 B(여)씨 역시 최근 연탄쿠폰을 받았지만 아무 쓸모가 없다. 기름보일러로 난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B씨는 “공짜로 준다니까 쿠폰을 받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정부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2007년부터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의 겨울 난방 보조를 위해 연탄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8만 2320가구를 상대로 140억원어치의 쿠폰이 지난 10월부터 배분됐다. 기업들의 연탄배달봉사도 저소득층을 꼼꼼히 조사해, 필요 정도 및 사정에 맞춰 연탄을 줘야하는데도 일괄적으로 똑같이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난방비를 꿈도 못 꿀 정도로 가계 사정이 어렵지만 연탄 쿠폰을 지원받지 못하는 저소득층도 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70대 후반의 C(여)씨는 수입이 없고 가족들로부터 생활비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이다. 하지만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권자로 분류되지 못한 탓에 연탄쿠폰 혜택을 받지 못한다. 들어가는 난방비는 만만찮다. 실내용 연탄보일러 외에도 수도 동파를 막는 연탄보일러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C씨는 “가끔 복지단체가 연탄을 무료로 나눠주긴 하는데 겨울을 버티기가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6만9000원짜리 현금 13만원에 교환”

음성적으로 ‘연탄깡’도 이뤄지고 있다. 당장 생활비 한 푼이 아쉬운 저소득층이 연탄쿠폰을 현금으로 교환하는 것이다. 일부 연탄 소매상은 할인율을 무려 20% 가까이 적용하고 있다. 단칸방에 홀로 사는 80대의 D(여)씨는 얼마전 16만 9000원짜리 연탄 쿠폰을 연탄 판매상에게 주고 현금 14만원을 받았다. D씨는 매달 전기세 1만 5000원, 쌀 10㎏ 2만 2000원, LPG 가스비 5만 3000원 등이 들어가지만 감당할 길이 없어서다. D씨는 “우선 급한 대로 연탄깡을 했다.”고 말했다. 연탄 소매상 관계자는 “16만 9000원짜리 연탄쿠폰을 13만원에 할인해 준다. 집 위치를 알려주면 직접 가서 현금으로 바꿔준다.”고 말했다.

광해공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급자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세세하게 사정을 파악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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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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