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한결같이 영등포 쪽방촌에 점심 선물

20년 한결같이 영등포 쪽방촌에 점심 선물

입력 2011-10-01 00:00
수정 2011-10-0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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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 도우미 봉사회’ 회원 5명

20년을 한결같이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쪽방촌 사람들과 함께해 온 ‘쪽방 도우미 봉사회’. 이들은 목요일 오전 10시면 당산동 전국택시운전자연합회 건물 옥상에 모여 쪽방촌에 가져갈 음식 준비를 시작한다. 지난 29일 준비한 반찬은 콩장과 호박볶음, 생선조림 등 5가지. 봉사회를 이끌고 있는 서울강서경찰서 가양지구대의 김윤석(49) 경위 등 회원 5명이 척척 음식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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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쪽방촌 사람들에게 20년 넘게 매주 목요일 점심 도시락을 배달해온 ‘쪽방 도우미 봉사회’의 김윤석(오른쪽) 경위가 쪽방촌 주민에게 일주일치 먹을거리를 전달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쪽방촌 사람들에게 20년 넘게 매주 목요일 점심 도시락을 배달해온 ‘쪽방 도우미 봉사회’의 김윤석(오른쪽) 경위가 쪽방촌 주민에게 일주일치 먹을거리를 전달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오후 1시쯤이면 다 만들어진 반찬과 밥, 국을 도시락에 담고, 일주일치 쌀과 라면을 푸른색 가방에 넣는다. 이렇게 준비한 가방이 25개, 쪽방촌 봉사에 나설 시간이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영등포동 426번지의 쪽방촌.

쪽방촌 주민 권석호(76) 할아버지는 “김 반장(김윤석 경위) 덕에 배 주리지 않고 십수년간 잘 지내왔다. 봉사회원들 모두 천사 같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권 할아버지는 노인연금 7만 2000원과 장애인 수당 12만원 등 19만 2000원이 월 수입의 전부. 자활근로를 해서 버는 돈을 보태 방세 20만원을 내고 나면 손에 쥐는 게 거의 없어 봉사회의 일주일치 식량이 구세주와 같다.

김 경위가 봉사 활동을 시작한 것은 영등포 경찰서에 재직하던 1990년대 초반부터. 아동보호시설에서 봉사를 시작하다가 쪽방촌 주민들의 어려운 사정을 접하고는 이들을 돕게 됐다. 사찰에서 지원하는 쌀과 김치 외의 먹을거리는 회원들이 거둬 마련한다.

한때 50명에게 식사 지원을 했지만 지금은 그 절반으로 줄어든 게 가장 안타깝다는 김 경위. “쪽방촌 주민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는 그는 “식사 지원을 늘릴 수 있도록 주위의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털어놨다.

글 사진 장고봉PD goboy@seoul.co.kr

●1일 오전 7시, 오후 7시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송되는 ‘TV쏙 서울신문’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2011-10-0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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