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총장 부인 유순택 여사 “수험생처럼 일하는 남편… 가장으로선 70점”

반총장 부인 유순택 여사 “수험생처럼 일하는 남편… 가장으로선 70점”

입력 2011-06-27 00:00
수정 2011-06-2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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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누가 ‘세계의 퍼스트 레이디’ 그러면 몸이 막 오그라들어요. 그런 말 들을 자격이 안 되는데….”

지난 21일 재선에 성공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부인 유순택 여사는 24일 오후(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임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 국민들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등학교 시절 만나 결혼한 지 올해로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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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자리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관저 서튼 플레이스 응접실에서 부인 유순택 여사가 반 총장의 수험생 같은 치열한 일상과 가장으로서의 역할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뉴욕 연합뉴스
26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자리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관저 서튼 플레이스 응접실에서 부인 유순택 여사가 반 총장의 수험생 같은 치열한 일상과 가장으로서의 역할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뉴욕 연합뉴스
→반 총장 연임이 확정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한 달에도 몇 번씩 외국 출장 때문에 가방을 싸고 푸는 게 일이다. 앞으로는 더 많이 싸야 할 것 같다. 외국 여행 다니면서 보면 남편은 한국 사람이라는 걸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성공한 한국을 예로 들어 어려운 나라에 용기와 희망을 준다.

→집에 들어오면 어떻게 지내나.

-꼭 수험생같이 생활한다. 밤 12시쯤 잠자리에 들고 새벽 5시 정도에 일어난다. 여러 자료들을 모두 검토하고 소화해 내지 않으면 안 되니까. 토·일요일에는 주로 외국 정상들과 통화하느라 거의 시간을 보낸다. (가장으로서 점수를 준다면) 50점은 박하고, 70점 정도?(웃음)

→지난 4년 반 동안 가장 속상했던 적은.

-총장에 대해 잘 모르면서 폄하하는 기사를 보면 억울하고 속상했다.

→반 총장이 가장 자랑스러웠던 때는.

-2009년 1월 가자 전쟁 때 셔틀 외교를 하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직접 가자에 들어가서 폭탄 맞은 건물 앞에서 마이크도 없이 연설을 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면서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집에 돌아왔는데 목이 완전히 잠겨서 말을 하기도 힘들어하더라. 연기를 많이 마시고 큰 소리로 연설해서….

→사무총장의 배우자로서 외국 출장에 자주 동행하나.

-재난·재해 지역이나 분쟁 지역 같은 곳은 비행기 편도 그렇고 해서 같이 못 가지만 대부분은 함께 간다. 아프리카 지역 같은 곳은 거의 따라갔다. 에티오피아는 매년 가고, 카메룬, 브룬디, 말라위, 케냐 등 수없이 많은 나라들을 다녔다. 그런 곳에 가면 마치 6·25전쟁 끝난 직후의 상황을 보는 것 같다.

→여사의 내조 스타일은.

-특별한 것은 없다. 남편의 커리어에 해가 되지 않게 조심하면서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유엔은 물론이고 전 세계 각지에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유엔 고위직 가운데 여성 비율이 40%라고 들었다. 한국 여성들은 우수한 잠재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 더 개발하고 발휘해서 사회 각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사회 발전에 이바지했으면 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06-2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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