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산하 한국전통문화학교(충남 부여 소재)가 최근 김호석(54) 교수에 대해 해임 결정을 내리자 학교 안팎에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9일 김 교수와 한국전통문화학교 등에 따르면 파문의 발단은 지난해 2월 이 학교를 졸업한 A(여)씨가 ‘학생들이 수업시간(2008년 2월~2010년 12월)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성희롱(언어적, 시각적)을 당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같은해 12월 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 등에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문화재청은 탄원서 접수 이후 2개월 동안 감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를 지난 2월 22일 학교에 통보했으며 이에 따라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5월 17일 김 교수를 해임했다.

해임의 주된 이유는 ‘김 교수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적 언어를 구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와 그의 해임을 반대하는 재학생 및 사회인사, 교직원 등은 “졸업한 지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한 졸업생의 일방적 주장을 근거로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해임한 것은 교단에서 퇴출시키려는 음모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탄원서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날 서울 언론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업에 적응하지 못한 한 여학생이 인물화 전공수업 시간에 진행된 미학 강의내용을 ‘성희롱이 있었다’며 1년 가까이 흐른 시점에서 멋대로 조작한 탄원서를 냈다”며 “(해임은) 화가의 예술, 교육활동 및 반구대 암각화 보존운동 등에 대한 탄압과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예술의 이해를 돕고자 강의 시간에 지도한 다양한 ‘방편적 언설’을 성희롱이라고 주장한다면 나의 예술적 기량과 수업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검증받기를 원한다”며 “탄원 제기자와 4명의 동조학생은 대부분 C학점을 받아 이에 불만을 품고 고의로 (나를)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학교 측의 해임 조치에 대해서도 “성희롱 부분에 대해서는 정직, 금품수수 부분은 견책(스승의 날에 가방을 선물로 받았다가 돌려줌)을 의결하고 정직의 1단계 위인 강등으로 의결해야 하나 교원은 강등이라는 징계유형이 없어 해임으로 2단계 상향조정한 것은 잘못된 징계”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현재 탄원서를 제출한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며, 학교 측의 징계결정이 부당하다며 해임무효 청구소송과 교원 소청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2개월에 걸쳐 엄정하게 사실 조사를 한 사안이며, 징계수위에 대해서는 두 사건이 경합이 되면 가중처벌이 돼야 하고 교육공무원은 강등 조항이 없어 그 윗단계인 해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김 교수의 일부 지인들이 주장하는 고 노무현 대통령 초상화 제작 및 반구대 암각화 보존운동 과정에서 시민단체와의 불화설은 이번 사건 조사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국전통문화학교는 2000년 문화재청이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했으며, 현재 문화재관리학과 등 6개 학과에 5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