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자살… 죽음의 K리그

승부조작 자살… 죽음의 K리그

입력 2011-05-31 00:00
수정 2011-05-3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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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K리그 선수 정종관 목매 “당사자로서 부끄럽다” 유서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연루돼 검찰에 쫓기던 선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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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프로축구  최근 프로축구판을 뒤흔든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정몽규(오른쪽 두 번째)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등 집행부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정 총재는 “한국프로축구의 명예를 걸고 K리그 승부조작 시도와 불법 베팅을 발본색원하겠다. 암적 존재는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곽영철 상벌위원장, 김정남 부총재, 정 총재, 안기헌 사무총장.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고개 숙인 프로축구
최근 프로축구판을 뒤흔든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정몽규(오른쪽 두 번째)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등 집행부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정 총재는 “한국프로축구의 명예를 걸고 K리그 승부조작 시도와 불법 베팅을 발본색원하겠다. 암적 존재는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곽영철 상벌위원장, 김정남 부총재, 정 총재, 안기헌 사무총장.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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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관씨 연합뉴스
정종관씨
연합뉴스
지난 6일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 윤기원(24)씨가 돌연 자살하면서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이라는 추측을 낳은 지 20여일 만이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 범위가 4~5개 구단의 선수 20여명으로 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30일 오후 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프린세스호텔의 한 객실에서 프로축구 챌린저스리그 서울유나이티드 소속 정종관(30)씨가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정씨의 시신 옆에서는 ‘승부 조작의 당사자로서 부끄럽다.’는 내용의 A4용지 한 장과 메모지 4장으로 된 유서가 발견됐다. 3부리그인 챌린저스리그(전 K3리그)에서 뛰고 있는 정씨는 K리그 전북현대에서 2007년까지 미드필더로 뛰었다. 그러나 2008년 중반 어깨탈골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하려다 팀에서 쫓겨나면서 뒤늦게 3부리그에 합류한 것이다.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창원지검은 이날 “정 선수가 승부조작 사건의 수사대상 중 한 명이었다.”고 밝혔다. 정씨는 승부 조작과 관련해 선수들과 브로커를 연결해 준 혐의로 지난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잠적한 상태였다.

정씨는 승부조작에 참여할 선수를 포섭하기 위해 대전시티즌 미드필더 박모(26·구속)씨와 광주FC 골키퍼 성모(31)씨에게 각각 1억 2000만원과 1억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된 브로커 김모(27)씨 및 김모(28)씨와 같은 창원의 마산공고 축구부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창원지검은 이날 브로커들이 승부 조작을 부탁하며 선수들에게 건넨 돈이 대전시티즌과 광주FC, 상주상무 등 3개 구단의 선수 외에 다른 구단 선수들에게도 전달됐는지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그러나 성씨에게 건네진 1억원의 사용처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돈의 흐름을 캐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곽규홍 차장 검사는 “성 선수가 다른 구단 선수에게도 승부조작 가담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건넸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서울 이영준기자 kws@seoul.co.kr

2011-05-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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