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식사族’ 증가… 1인 전용식당 오픈 줄이어

‘나홀로 식사族’ 증가… 1인 전용식당 오픈 줄이어

입력 2011-03-08 00:00
수정 2011-03-0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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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칸막이… 바 테이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당당하게 혼자 먹어요”

7일 오후 5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의 A일본식 음식점. 입구에 들어서자 1인석과 커플석의 빈자리를 알려 주는 ‘공석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홀에는 테이블이 없다. 대신 정면 벽쪽에 커튼이 쳐진 4개의 ‘구역’이 보인다. 커튼을 걷고 들어가면 마치 독서실 책상처럼 생긴 1인용 식사 공간들이 드러난다. 이곳에 마련된 1인석은 11곳, 커플석도 6곳이 마련돼 있다. 폭 40~50㎝의 식사 공간 좌우에는 칸막이가 설치돼 옆 사람 얼굴을 볼 수 없다. 20~30대로 보이는 손님들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듣거나 스마트폰 등을 보며 라면 등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손님 이진희(25)씨는 “일반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으면 어색한데 이곳은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돼 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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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신촌에 있는 일본라면 전문음식점의 ‘1인 전용’ 코너에서 손님들이 마치 독서실 책상처럼 양옆 칸막이와 커튼이 쳐 있는 테이블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7일 서울 신촌에 있는 일본라면 전문음식점의 ‘1인 전용’ 코너에서 손님들이 마치 독서실 책상처럼 양옆 칸막이와 커튼이 쳐 있는 테이블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같은 날 오전 11시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 안에 위치한 B우동 전문점. 2009년 문을 연 이곳 역시 ‘1인 전용 식당’이다. 내부는 혼자 온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반 식당이 마주 보는 2인용 좌석을 갖추고 있는 것과 달리 이곳의 테이블은 모두 손님 쪽 방향으로만 앉을 수 있는 바(BAR) 형태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덮밥 종류와 일본 라면, 우동 등이다. 식당 주인은 “점심 때는 대학생과 학원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저녁 때는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다.”면서 “손님들이 주문한 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데까지 1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혼자 음식점을 찾아 끼니를 해결하는 이른바 ‘나홀로 식사족(族)’이 늘고 있다. 이런 수요층을 붙잡기 위한 1인용 음식점이 속속 생겨나면서 새로운 요식업 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30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강남과 신촌, 종로 등에서 1인용 음식점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혼자만의 식사 시간을 즐기려는 젊은 층과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이다. 신촌에서 1인 전용 C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명재 점장은 “2009년 문을 열 당시 나홀로 손님이 10~20%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50% 가까이 비중이 높아졌다.”면서 “현재 평일 하루 매출이 120만~130만원인데 수요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올여름쯤에는 150만~16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나홀로 식사족이 늘어나는 이유는 1인 자녀와 싱글족 증가로 인한 개인주의의 심화, 경제적 부담 등이 꼽힌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형제 없이 성장한 아이들이 많은데, 이들이 성장해도 대인관계가 차단되는 경우가 많은 사회적 현실이 식사문화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여럿이 같이 식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고, 게다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주목할 사회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최두희기자 dh0226@seoul.co.kr
2011-03-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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