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취약지 제설함 긴급 점검해 보니

서울 취약지 제설함 긴급 점검해 보니

입력 2010-12-09 00:00
수정 2010-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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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칼슘·모래 정량의 절반…삽·빗자루도 간데없어 눈만 오면 아수라장 이유 있었다

8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정릉동 아리랑 고개. 전날 기상청이 예보한 대로 영하 1도의 추운 날씨 속에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출근시간이 되면서 가파른 오르막길엔 차량들이 줄을 이었고 인도엔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곳은 지난 ‘1·4 폭설’ 때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못해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아수라장이 됐던 곳이다. 하지만 여전히 제설함 관리와 제설제 보충이 부실한 것으로 취재 결과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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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펑펑’ 서울·경기와 영서, 충청 북부지방에 대설예비특보가 내려진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함박눈을 맞으며 걸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9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도까지 내려가는 등 추운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함박눈 ‘펑펑’
서울·경기와 영서, 충청 북부지방에 대설예비특보가 내려진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함박눈을 맞으며 걸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9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4도까지 내려가는 등 추운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도로변에 설치된 ‘제설자재보관함’은 모두 4곳으로 대부분 염화칼슘만 4~6포대가 들어 있었다. 당국이 “염화칼슘이 10포대 이상 담겨 있다.”고 말한 것과 달랐다. 모래가 들어 있는 제설함은 한곳밖에 없었다. 게다가 제설함 4곳에는 모두 모래를 퍼나를 삽조차 없었다. 한 관계자는 “분실 우려가 있다.”고 해명하면서 “상황에 맞게 제설함에 제설제·제설장비를 비치하는 것이지 딱히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홍은동 무악재 고개와 남산 1~3호 터널 앞 도로도 사정은 비슷했다. 무악재 고개에 설치된 제설함 4곳도 염화칼슘과 모래의 양이 당국이 밝힌 내용에 못 미쳤다. 삽이나 빗자루 등 제설도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남산2호터널 장충동에서 용산동으로 이어지는 도로에 설치된 제설함에는 10㎏짜리 천일염 3포대만 들어 있었다. 큰 눈이 올 경우 왕복 2차선의 터널과 주변의 도로까지 모두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으로 보였다.

올 초 폭설로 서울 지역에서 최악의 교통대란이 벌어졌지만, 여전히 눈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올해도 제설제를 계획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 혹시나 큰 눈이라도 올까 발을 구르고 있다.

조달청에 따르면 정부는 올겨울 제설작업을 위해 염화칼슘 10만 4000t, 소금 8만 5000t에 대한 구입계약을 중국 등의 업체와 체결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염화칼슘과 소금 1만 6000t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3만t 이상을 구입하기로 계약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현재 조달청과 서울시 등이 확보한 양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염화칼슘의 경우 7만t의 중국산을 구입해야 하지만, 현재 30%만 확보한 상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계약을 마쳤지만 중국 측에서 납품가 인상을 요구하며 염화칼슘 선적을 지연하고 있어 충분한 양을 확보하지 못했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의 구청별 염화칼슘 등 제설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여전하다. 강남·서초·송파 등 재정자립도가 높은 강남 3구는 각각 1900t, 1554t, 2104t의 제설제를 확보했다. 반면 언덕길이 많은 은평(852t)·구로(591t)·강북(560t)구의 경우 강남3구에 비해 제설제 확보량이 3~4분의 1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자체별로 일괄적으로 4500만원의 제설제 구입 보조금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제설제는 여전히 비용 문제로 찬밥 신세다. 염화칼슘은 차량부식 등을 일으키거나 토양을 산성화시킨다. 한 구청 관계자는 “중국산 염화칼슘 가격이 ㎏당 202~206원인 데 비해 친환경 제설제는 같은 무게에 407원으로 가격이 2배 비싸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윤샘이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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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0295@seoul.co.kr
2010-12-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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