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금지 학칙 정했지만’…현장엔 혼란 여전

‘체벌금지 학칙 정했지만’…현장엔 혼란 여전

입력 2010-10-24 00:00
수정 2010-10-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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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중고교 대부분이 체벌금지 조항을 학칙에 담아 명문화함에 따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체벌 전면금지 정책이 학교 현장에서 반영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정책과 현실의 괴리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학생 생활지도를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는 하소연과 교권이 침해당한다는 교사들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새나오고 있다.

 24일 서울지역 교육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선 학교에서는 체벌금지 조치에 따른 변화가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9일 곽 교육감이 체벌 전면금지 방침을 밝힌 이후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더는 매를 들지 않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서울지역 초중고 322곳의 교장·교감 및 교사 33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5%는 지난달부터 학생 생활지도 방법에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중고교에서 두드러졌다.곽 교육감의 체벌금지 방침 발표 이전에도 사실상 체벌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초등학교와 달리 중고교에서는 생활지도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입시경쟁 등의 영향으로 체벌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이 체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마당이라 일선학교에서 체벌금지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체벌금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교사들도 상당수다.

 이번 조치 이후 학생들의 교권침해 실태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져 교실 붕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업 도중 자거나 떠들어 수업을 방해한다는 주의를 받은 학생이 “경찰에 신고하겠다” “(체벌 금지를 지시한) 교육감에게 이르겠다”며 오히려 교사를 협박한 사례까지 보고됐다.

 일부 교사들은 체벌금지 조치 이후 숙제와 예습을 해 오는 학생이 눈에 띄게 줄었고,염색·화장·장발 등 용모 불량이나 교내 흡연 등으로 적발되는 학생이 많이 늘어나는 등 교내 질서를 해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일부 학교에서는 교칙을 위반했을 때 체벌 대신 벌금을 징수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주는 부작용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일선 교사들이 학생 생활지도를 포기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문제 학생에 대해 즉각적이고 강력한 제재 수단을 마련해 자유와 방종을 구별 못 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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