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짓눌린 30대 가장, 가족 죽이고 자살

빚에 짓눌린 30대 가장, 가족 죽이고 자살

입력 2010-10-21 00:00
수정 2010-10-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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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전북 전주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생활고에 시달린 30대 가장의 절망적인 선택으로 밝혀졌다.

 20일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전주시 서서학동에 사는 김모(33)씨와 박모(31)씨 부부는 초등학생 아들들(10,9)과 함께 네 식구가 단란하게 살았다.

 그러나 김씨가 두 달 전 10여년 간 다니던 직장을 잃으면서 가족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김씨는 실직 후 막노동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고 빚은 얼마 안 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생활이 궁핍해지자 부부싸움은 잦아졌고 18일 밤에도 돈 문제로 말싸움을 했다.

 절망감에 빠진 김씨는 이날 오후 10시께 부인과 아이들을 차례로 목졸라 살해한 뒤 자신도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돼지 않았지만 김씨의 휴대전화에선 여러 건의 채무변제 독촉 문자메시지가 발견됐다.

 이들의 시신은 아이들이 학교를 나오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담임교사의 부탁을 받고 집을 찾은 학부모에게 발견됐다.

 조사 결과 김씨 가족은 두 달째 월세를 내지 못했고,수개월째 아이들 급식비와 태권도 학원비 등을 밀리는 등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경제적인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던 중 우발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가족이 보증금 300만원에 월 15만원짜리 단칸방에 살았으며 이마저도 월세를 내지 못했다”면서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고 이들 가족이 잠옷을 입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김씨가 가족을 차례로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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