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초 KTX 완전 개통···부산엔 어떤 변화?

내달초 KTX 완전 개통···부산엔 어떤 변화?

입력 2010-10-17 00:00
수정 2010-10-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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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 경부고속철도(KTX) 2단계(동대구∼부산) 구간이 완공돼 경부선 KTX가 완전 개통된다.

 이렇게 되면 부산은 경부선 KTX의 시발역이자 종착역이 된다.2시간40분 걸렸던 서울∼부산 통행시간도 22분이 단축돼 2시간18분이 된다.

 KTX 완전 개통을 놓고 부산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빨대 효과(Straw Effect)’를 우려하면서도 부산이 경부선 KTX 역 중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인 만큼 바다를 특화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관광수요를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산~서울 2시간18분 거리,반나절 생활권=다음 달 1일부터 KTX를 타면 부산에서 서울까지 2시간18분만에 갈 수 있다.서울과 부산이 반나절 생활권이 되는 것이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는 부산역 KTX 이용객이 완전 개통 전보다 20% 이상 늘 것으로 보고 있다.부산역 출발 KTX 운행횟수가 주중 41회에서 50회,주말은 49회에서 63회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KTX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울산과 경주,대구 등의 교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부산에서 울산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생활패턴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운행시간이 기존 KTX 보다 22분 밖에 줄어들지 않지만 KTX 완전 개통은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생활패턴은 물론 관광,교육,의료,문화,경제 같은 사회전반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단축시간은 22분이지만 KTX 완전개통이라는 상징성에다 서울과 부산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고 다른 교통망과 연계하면 시너지효과가 생긴다는 점 때문에 완전개통에 따른 생활변화는 꽤 클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업계 “기회제공” 기대감=전문가들은 KTX의 완전개통이 부산의 경우 관광분야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교육,의료,문화계에는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부산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우리나라 1차 관광 목적지인 서울만 방문했다 떠나던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을 부산으로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KTX 도시 중 유일한 바다 도시인 부산은 크루즈 같은 해양관광과 해양레저,해수욕장을 내세운 관광상품을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최도석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동시간이 짧아진 만큼 국내외 관광객들이 바다를 즐기기 위해 부산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마케팅해야 한다.”라며 “관광 인프라를 점검,확충하고 부산이 경쟁력을 갖춘 해양 브랜드로 특화한 관광상품 개발에 무게를 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부산의 관광업계는 KTX 완전 개통이 침체돼 있는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시간이 짧아진 만큼 다른 도시를 방문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또 ‘KTX+카페리’,‘KTX+크루즈선박’처럼 KTX와 바다를 매개로 한 해외여행 상품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관광업계의 기대에 포함돼 있다.

 실제 부산항∼일본 모지항 노선에 카페리를 운항중인 그랜드훼리㈜는 철도와 카페리를 연계한 한.일 여행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서울을 찾았던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과 수도권이나 충청권,강원권에 있는 국내 여행객들이 주 타깃이다.

 부산관광협회 측은 “이동시간이 준 만큼 부산의 관광수요 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고 연계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KTX 완전개통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의료.문화계 “서울로의 빨대효과..걱정 태산”=그러나 교육과 의료,문화계는 KTX의 완전개통이 서울로의 ‘빨대효과’를 가속화시키지 않을까 잔뜩 우려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교육분야에서는 KTX를 타고 사교육시설이 월등히 앞서 있는 서울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엄청난 규모의 사교육비가 서울로 쏠릴 수 있다는 얘기다.또 지역의 우수 고3 수험생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는 비중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 있는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입시철만 되면 서울 유명 학원으로 원정학습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은데 서울까지 이동시간이 줄면 서울 쏠림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부산의 사교육은 서울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어서 별다른 대책이 없다.”라고 털어놨다.

 지역 의료계도 긴장하고 있다.부산에 있는 한 대학병원 측은 “KTX 1단계 개통 후 빨대효과로 대구의 의료계가 직격탄을 맞았었다.”라며 “KTX가 완전 개통되면 부산 의료계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유명 전시나 공연 같은 문화행사도 반나절만에 즐기고 올 수 있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문화계도 걱정이 많다.

 KTX 1단계 개통 때 승객이 30% 줄었던 항공업계도 “단축 시간이 크지 않아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속으론 KTX 완전개통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표정이다.

 ◇유통업계 “우려반 기대반”=그러나 유통업계는 반응이 엇갈린다.

 부산보다 쇼핑환경이 좋은 수도권으로 손님을 빼앗길 수도 있지만 부산을 찾는 관광객 수가 늘면서 전체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광복점이 부산역과 가까워 KTX 완전개통에 따른 추가 매출 상승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예전과 달리 부산도 서울에 못지 않은 쇼핑환경을 갖추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도석 연구위원은 “부산에 KTX 완전 개통은 관광분야만 빼고는 걱정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라며 “빨대효과가 예상되는 업계에서는 먼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두른뒤 특화한 브랜드 개발로 수도권에 빼앗겼던 수요를 되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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