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말로’ 내일 상륙

태풍 ‘말로’ 내일 상륙

입력 2010-09-06 00:00
수정 2010-09-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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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상하며 세력 커져… 최대풍속 초속27m 예상

중부지방을 강타했던 ‘곤파스’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태풍 ‘말로(MALOU)’가 이르면 7일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제9호 태풍 말로가 5일 오후 9시 현재 제주 서귀포 남쪽 340㎞ 해상에서 시속 19㎞로 북진 중이라고 밝혔다. 말로는 이르면 7일 밤에서 8일 새벽쯤 경북 안동시 남남서쪽 약 130㎞ 육상에 상륙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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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말로가 중심 최대풍속 초속 21m의 ‘약’급 강도에 반경 220㎞의 소형 태풍이지만 6일 오후에는 중심 최대풍속 초속 27m의 중급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수축에 따라 진로는 유동적이지만 말로는 경남 지역을 관통한 다음 동해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태풍의 영향으로 7일까지 강우량이 전남과 영남·강원 영동·제주도에 최고 100㎜, 남해안·지리산과 동해안 여러 곳에 200㎜ 이상, 그 밖의 지역은 20~6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9월 초·중순 발생하는 ‘가을태풍’은 여름태풍보다 훨씬 사납고, 큰 피해를 남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9월 초에는 태풍의 ‘하늘 방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는 데다 여전히 높은 해수면 온도가 태풍의 ‘연료통’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풍 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래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 중 가장 큰 피해를 입힌 매미(9월12~13일), 루사(8월30일~9월1일), 나리(9월13~18일) 등 재산피해 규모 10위권 태풍 중 6개가 9월 전후로 한반도에 상륙했다.

올여름 서태평양 남쪽까지 세력을 확장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8월 중순 이후 서서히 수축하면서 우리나라는 태풍을 막아주는 하늘 방패를 잃고 길을 열어준 셈이 됐다. 이성기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주무관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는 가을철에 발생하는 태풍은 수축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면서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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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해수면 온도 역시 가을태풍의 세력을 강화시키는 원인이다. 대기 활동의 주에너지인 수증기가 많이 발생하면서 태풍의 세력을 키우는 것이다. 여름 내내 달궈진 해수면 온도는 절기상 백로(9월8일) 때 가장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 상승이 더해져 태풍의 연료 공급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서경환 부산대 대기환경학과 교수는 “해수면 온도는 태풍 발달 조건 중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금같이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 앞으로 9~10월 언제든 강력한 가을태풍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0-09-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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