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싸움’으로 번진 전북 자율고 취소

‘법정 싸움’으로 번진 전북 자율고 취소

입력 2010-08-09 00:00
수정 2010-08-0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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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의 김승환 교육감이 이끄는 전북도교육청이 9일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의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하자 해당 학교들이 이에 반발해 즉각 법정 소송을 내기로 해 자율고 취소의 시시비비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도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학교가 취소 처분 철회를 요구했지만 최근 3년간 법인 전입금의 납부실적이 매우 저조하고 최근 5년간 학교법인에서 교육환경 개선 등 투자실적이 저조해 법정부담금 납부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취소 사유를 밝혔다.

 또 “자율형 사립고가 고교평준화에 미치는 악영향과 불평등교육의 심화 등을 들어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해당 학교와 총동창회측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남성고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정된 자율고를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정책과 맞지 않는다고 직권으로 지정을 취소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소송을 통해 김 교육감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겠다”고 반발했다.

 남성고 손태희 이사장도 최근 “이미 지정을 받은 자율고를 학교와 아무 상의도 없이 취소시키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어수선하고 혼란스럽지만 반드시 법정 소송을 통해서라도 자율고를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교육청의 일방적인 취소 방침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으로 같은 처지인 중앙고도 남성고 함께 즉각 자율고 취소처분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낼 예정이다.

 남성고와 중앙고 총동창생들도 이날 도교육청 앞에서 자율고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였으며,이들 동창회는 앞으로 ‘김 교육감 퇴진운동’에 앞장설 예정이어서 자율고 지정 취소를 놓고 김 교육감의 결정을 찬성하는 측과 이를 반대하는 측간의 갈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전북교육청의 자율고 지정 취소 방침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거부하면 직권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김교육감과 교과부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도교육청은 지난 2일 “남성고와 중앙고의 자율고 지정은 학교법인 측의 법정부담금 납부의 불확실성,불평등 교육의 심화 등의 문제가 있어 이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힌 데 이어 9일 지정 취소를 최종 결정했다.

 이처럼 자율고 지정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논란이 법정 소송으로 비화됨에 따라 지역 교육계가 교원평가 반대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 거부에 이어 또 한바탕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교육청 자율고 지정에서 취소까지 경과

 △2010.5.31=최규호 교육감,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

 △5.31=김승환 교육감 후보 “당선되면 자율형 사립고의 지정에 대해 법적 재검토를 하겠다”고 발언.

 △6.2=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김승환 교육감 당선.

 △7.2=김승환 교육감 “전임 교육감이 1년 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이 두 학교의 자율고 지정을 거부했다가 퇴임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지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자사고 신청 과정과 절차를 자세히 검토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법적 재검토를 하겠다”고 공표.

 △7.30=전북도교육청 “두 학교의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기로 하고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다만 이 문제를 법적으로 검토한 결과 행정 절차가 중요해 최종 결과는 행정절차가 끝나는 8월 2일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힘.

 △8.2=전북도교육청,기자회견에서 “자율고 지정에 문제가 있어 이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취소 사유로 학교법인측의 법정부담금 납부의 불확실성,고교 평준화 정책에 미치는 영향,불평등교육의 심화를 제시.이와 함께 “6일까지 해당 학교의 의견을 수렴한 뒤 9일에 자율고 지정 취소 여부를 최종 발표하겠다”고 언급.

 △8.2=홍철표 남성고 교장,“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정된 자율형 사립고를 교육감이 직권으로 취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반발.김성구 중앙고 교장도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취소를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혼선이 올 수 있다.도교육청에서 철회 공문이 오면 재단 측과 협의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불만 표출.

 △8.2=교육과학기술부,보도자료 통해 “전북교육청의 자율고 지정 취소 처분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위반이므로 즉시 시정 조치하겠다”고 밝힘.

 △8.5=남성고,‘자율고 입학설명회’ 예정대로 개최.

 △8.6=남성고·중앙고 “자율고 지정 취소는 부당하다”는 내용의 의견서 전북교육청에 제출.

 △8.9=전북교육청,보도자료 통해 두 학교의 자율고 지정 취소가 최종 결정됐다고 발표.

 △8.9=최 전 교육감 측 “합법적으로 지정한 자율고를 무리하게 취소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

 △8.9=교과부,“전북도교육청이 법령에 의해 교육감의 권한으로 자율고 지정을 취소했다고 하는 만큼 그 취소 행위가 적법하고 타당했는지 우선 사실조사를 벌이겠다.사실조사 결과 취소 행위가 위법·부당한 것으로 판단되면 일정기간 내에 처분을 다시 취소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고,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교과부 직권으로 (전북교육청의) 처분을 취소할 방침”이라고 밝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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