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여부 두고 헌법학자들 사이 논란 남아 있어
민선5기 강원도정이 방향타를 잃고 표류할 전망이다.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가 10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돼 열린 2심 재판 결과 직무정지에 해당하는 유죄판결이 났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추징금 1억4천814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추징금 1억1천417만원을 선고했다.지난 7일 신청한 변론재개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당선자는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직무가 정지될 위기에 놓였다.직무가 정지되면 행정부지사가 권한을 대행하게 돼 강원도정 역사상 ‘도지사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취임식 자체도 불투명하다.7월 1일 0시부터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취임식을 직무의 연장선으로 본다면 할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취임식은 권한행사가 아니라 의전이기 때문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강원도는 직무정지 시 이 당선자가 취임식에 참석할 수 있는지와 함께 관용차 및 관사 사용 등 의전에 대해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할 계획이다.
직무정지에 여부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다.지방자치단체장의 직무정지를 규정한 지방자치법의 입법취지가 재임 시 비위로 금고 이상의 형의 받을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양론이 있다.이 당선자는 재임 시의 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국회의원은 형이 확정될 때까지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반해 지방자치단체장은 곧바로 직무가 정지돼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민주당은 헌법소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직무가 정지되고 대법원의 확정판결에서도 같은 형을 선고받으면 도지사직을 잃게 돼 새로운 도지사를 선출해야 한다.
어쨌든 오는 7월 1일 이 당선자는 취임과 함께 도정 운영에 나서야 하지만,직무가 정지되면 도지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어 이 사건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각종 현안사업 추진 등이 파행운영 또는 표류할 전망이다.
우선 내년 7월 최종 결정되는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평창 유치활동이 도지사 공백으로 동력을 잃게 된다.
또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필수시설인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 조기착공과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알펜시아리조트사업 문제 타결,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의 주요사업의 탄력이 떨어질수밖에 없다.
18개 시.군과의 협력체제 붕괴 및 시.군의 현안 사업 추진도 걱정이다.
도지사의 협력을 받아야 할 시.군의 각종 대형사업이 도지사 공백에 따라 지연되거나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 측이 상고할 것으로 보여 대법원 판결이 예상되는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강원도정이 돛대를 잃고 표류할 전망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행정부지사가 도지사의 권한을 대행하더라도 현안 및 대형사업을 결정하거나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계상황에 이를 수 있다.”라며 “행정 역량을 결집해 도정운영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온갖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