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천안함 46용사 영결식… 6·25참전 수병의 애도

29일 천안함 46용사 영결식… 6·25참전 수병의 애도

입력 2010-04-29 00:00
수정 2010-04-2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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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희생 보며 60년전 참상이… 생존장병들의 아픔도 보듬어야”

“숨진 수병들, 안타깝지요. 그걸 말해 무엇하겠어요. 그러나 그들 때문에 생존한 수병들이 가슴에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국민들이 보듬어야 합니다. 그들이 돼 보지 않고서는 그들의 아픔을 모르니까요.” 28일 이른 저녁,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천안함 희생 승조원 분향소에서 검은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노신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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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우(80)옹
손경우(80)옹
그는 메모지 위에 정성을 들여 “선배 수병으로서 전사한 후배들을 보니 안타깝고 애통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라고 썼다. 떨리는 손으로 추모의 벽에 자신이 쓴 메모지를 붙이려다 말고 손수건을 꺼내 몇 번이고 눈물을 닦았다.

1950년 6·25전쟁에 수병으로 참전했던 손경우(80)옹. 해군병 10기인 손옹은 1948년 해군에 자원 입대해 6·25를 겪은 뒤 1958년 상사(당시 병조장)로 전역했다. 6·25 때는 낙동강 최후방어선이었던 경남 마산시 진동리 전투에도 참전했었다. “수병은 전투 중 군함과 함께 수장됩니다. 바다에 혼백을 묻어야 하는 운명, 비참하지.”라며 바다를 떠날 수 없는 해군의 숙명을 거론한 손옹은 “부모 형제를 두고 세상을 떠난 후배들의 죽음을 보니 60년 전 6·25 전쟁 당시 참전했던 전투가 떠오른다.”며 다시금 눈시울을 붉혔다.

손옹은 505함 201함 등에서 근무하다 진해 통제부(육상정보계통)로 옮긴 직후 진동리 전투에 참전했다. 1950년 8월3일, 손옹은 북한군이 쏜 포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고 마산 미군병원으로 후송됐다.

☞[사진] ‘편히 쉬소서’ 천안함 희생장병 영결식

이때의 부상으로 현재 상이군인이며, 국가유공자가 된 손옹은 “전우들이 피투성이가 된 채 옆에서 죽어가는 걸 지켜보는 고통, 5개월간 병원에 있으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실려 오는 부상병들을 보는 그 심정은 말로 다 표현 못 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금 생존 장병들의 심정이 그때의 나와 같을 것”이라며 “전우들과 함께 죽지 못했다는 죄송한 마음에….”, 손옹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천안함 사태 당시 필사적으로 승조원 구출에 나섰던 인천해양경찰의 공로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부분도 지적했다. “그분들이야말로 진짜 영웅들이라고 봐. 깜깜한 바다에서 58명의 젊은 장병들을 구해내지 않았나. 그들에게 상 줘야 해. 일계급 특진을 시켜도 아깝지 않지.”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의 원인을 언급하던 손옹은 동족인 북한군에 서운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황해도에서 1947년 월남한 그는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기막힌 일이지. 동포가 동포를 쏘고….”라면서 “연평해전이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원인이 아직도 규명되지 못하고 있는데, 하루 빨리 밝혀서 우리 군이 세계 최고의 강군이 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 손옹은 “국민들이 이번 일을 쉽게 잊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손옹은 6·25가 끝난 해인 1953년 화랑무궁훈장을 받았고, UN훈장과 적십자훈장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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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0-04-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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