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알프스 마을에 무슨 일이…암환자 속출

충남 알프스 마을에 무슨 일이…암환자 속출

입력 2010-04-28 00:00
수정 2010-04-2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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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청양군 화성면 용당리 큰동네마을에 지난해부터 암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체 52가구에 130여명의 주민이 주로 벼와 고추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이 곳 주민들은 암 발생 원인이 2008년 6월부터 마을 앞을 가로지르는 345KV 고압 송전선에서 나오는 전자파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8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 마을에는 모두 8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으며,폐암으로 투병하던 김상배(86)씨가 지난 3월 숨져 현재 7명이 투병 중이다.

 주민들의 주장은 대부분의 암 환자가 고압선로가 이 마을을 관통한 이후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강광범(56)씨는 “지난해 1월 대전의 한 검진센터에서 동네 주민들과 함께 종합검진을 받았으나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받은 이후 그해 11월 신장암이 발병해 현재 투병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탑이 집에서 불과 150m 떨어진 거리에 지나가고 철탑 밑에 고추밭이 있어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전자파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광현(68)씨도 “지난해 1월 위 내시경 검사를 했으나 이상이 없었는데 지난해 11월 소화기능이 이상해 검사 결과,위암 초기증상으로 나타났다”며 “지금은 수술 후 퇴원하고 인천 길병원으로 통원 치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나 혼자면 그러려니 하고 체념했겠지만 같은 동네에서 짧은 기간에 여러 명의 암 환자가 생기다 보니 송전탑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오영석(76)씨 부부도 지난해 2월 신장암 등의 판정을 받았으며,지난해 6월 조종혁(74)씨도 폐암 선고를 받고 치료 중이다.

 주민들은 이 송전탑을 세운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측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성의없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급기야 암 환자인 강씨가 지난 19일 마을 앞을 지나는 철탑 가운데 하나를 무너뜨리기 위해 철탑 아래쪽 고정볼트 45개를 제거하다 경찰에 입건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와 관련,이학순 보령화력본부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전자계가 인체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방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 마을의 송전선로에 대해 한국전력연구원의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20mG 이하로 전기 면도기에서 발생하는 40~500mG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까지 지식으로는 전자장의 건강 위해성은 소아 백혈병의 발생 위험을 적게나마 높인다는 역학 연구 외에는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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