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위 27일 첫회의…박기준 지검장 조사 가능성
‘검사 스폰서’ 의혹의 진위를 가릴 진상규명원회(위원장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가 금주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의혹에 연루된 검사들의 줄소환을 예고하고 있다.사표를 던진 박기준 부산지검장 등 실명으로 언급된 이들이 이르면 이번주에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이며,접대 내역이 적힌 리스트에 거명된 57명의 전·현직 검사도 잇따라 소환 통보를 받을 전망이다.
진상규명위는 27일 오전 8시 서울고검 사무실에서 9명의 위원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고 의혹의 조사 범위와 방법,활동 기간 등을 논의하는데 이 회의가 끝나는 대로 위원회 소속 진상조사단의 검사 상대 조사가 본격화된다.
채동욱 대전고검장이 단장을 맡고 있는 진상조사단은 건설업자 정모(52)씨의 주장을 비롯해 그간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을 정리하는 기초조사를 벌였으며 23일 위원회 구성 을 계기로 활동에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진상 조사는 우선 정씨의 주장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가리는 것에서 시작된다.전·현직 검사 57명의 명단을 적은 리스트가 있지만 정씨에 대한 직접 조사를 통해 그가 주장하는 접대의 구체적 내역을 먼저 확보할 계획이다.
접대 장소와 날짜,액수 등이 일부 적혀 있는 명단을 중심으로 당시 참석자 등 상세한 정황과 이같은 접대가 대가성이 있는 것이었는지가 중점 조사 대상이다.
검사 57명만 해도 적지 않은 숫자인데다 정씨가 검사 100여명에게 접대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조사단에서 추가적인 의혹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어서 정씨 조사는 수차례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단은 사표를 낸 박 지검장을 필두로 리스트에 오른 검사들을 모두 조사하는데,진술이 어긋날 때는 정씨와 정씨 회사 관계자는 물론 식당이나 룸살롱 업주나 종업원 등과의 대질신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지검장은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이번 의혹의 한가운데 있는데다 재직 중 비위로 징계를 받으면 변호사 등록때 불이익을 주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 사표가 수리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경우 법무부는 박 지검장이 현 상황에서 부산지검을 계속 지휘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보고 다른 보직으로 이동시킨 상태에서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는 박 지검장만 사표를 던졌지만 정씨가 제기한 의혹이 뇌물과 향응,성접대까지 아우르고 있어서 진상규명위의 조사 과정에서 사의를 표하는 현직 검사들이 잇따라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진상조사단은 서울고검과 부산고검에 설치된 사무실을 거점으로 활동중이며,정씨나 주변 관계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되는대로 지체없이 검사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조사단의 활동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된다.진상규명위는 가동 기간을 2∼3개월 정도로 내다보고 있으며 첫 위원회 회의에서 조사단을 보강하는 방안이 결정되면 기간이 다소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