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들 “순간 정신잃어…비상 아니었다”

생존자들 “순간 정신잃어…비상 아니었다”

입력 2010-04-06 00:00
수정 2010-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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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 사이에서 “입다물자”는 분위기 확산

천안함 생존 승조원 상당수가 폭발 직후 순간적이나마 정신을 잃어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생존자들은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동료 수십명이 실종되고 한 명은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사고를 다시 떠올리기 싫어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일 상병의 아버지 김정만씨는 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들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고 무의식중에 무언가를 꽉 잡고 있다가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라고 김 상병으로부터 전해 들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아들이) 다행히 갑판에 있다가 어렴풋이 해경이 (구조를 하러) 왔다는 소식을 듣고 기어가서 배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논란이 되는 정확한 침몰시각과 원인에 대해서는 “정신을 잃어 모른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기택 하사의 아버지 김진천씨의 진술도 김정만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씨는 “선실에 있던 아들이 알 수 없는 큰 충격을 받고 넘어져 몇 분간 정신을 잃었다가 조금 뒤 깨어보니 옆에 동료 몇 명이 같이 쓰러져 있어 이들을 깨워 갑판 위로 올라갔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아들이 천안함이 두 동강이 나기 전 비상상황은 아니었다고 했지만 사고가 일어난 정확한 시각은 기억하지 못했다”라며 “침몰원인에 대해선 아들도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신은총 하사의 외삼촌인 최정삼씨는 “‘꽝’하는 소리와 함께 뒤돌아 보니 함미 부분은 이미 사라졌고 주변은 온통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함대가 기울어지면서 모든 물건이 쏟아져 머리 등을 맞아 잠시 정신을 잃었다”는 신 하사의 진술을 전해준 바 있다.

 생존자 가족들의 말을 토대로 볼 때 사고는 급작스럽게 일어났고 강한 충격으로 많은 승조원이 넘어지거나 물건에 맞아 쓰러져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세세한 정황을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 가족도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될 수 있으면 사고와 관련된 이야기는 삼가고 건강회복에만 주력하는 형편이다.

 함은혁 하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라면서 “실종된 사람들 걱정에 괴로워하는 아들한테 어떻게 구조됐는지,당시 상황은 어땠는지 물어보는 게 잔인한 것 같아 아예 물어보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의 요청대로 생존자와 실종장병 가족이 만난다고 해도 사고와 관련된 의문점을 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생존자들 사이에서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 “앞으로의 군 생활이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어 군 당국의 허가 없이 이들의 증언을 듣기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한 생존자 아버지는 “이참에 아들에게 전역하라고 권했더니 ‘50세가 될 때까지 계속 군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라며 “이 이야기를 듣고 가족들은 군이 공식 브리핑을 하기 전까진 언론 등에 관련 내용을 노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김효형 하사는 실종된 차균석 하사와 이용상 병장의 미니홈피에 “균석아 오늘따라 왜 이리 보고 싶으냐.우리 배에서 너 없으면 난 누구랑 얘기를 하냐고.빨리..와”,“힘내고 있어 용상아”라는 글을 남겨 생존자들의 애타는 심경을 드러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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