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이번엔 남부 강습…황사 잦아지나

불청객 이번엔 남부 강습…황사 잦아지나

입력 2010-03-21 00:00
수정 2010-03-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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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원지 눈 녹아 전망보다 일찍 ‘기승’

 3월 중순께까지 주춤했던 황사가 잦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중국 북쪽에서 동진해 온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후면의 강풍대가 몰고 온 매우 강한 황사가 우리나라 전역을 덮었다.

 20일 오후 7시20분과 25분 흑산도의 지름 10㎛ 이하 미세먼지 농도(PM10)는 기상청이 2003년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인 2천847㎍/㎥에 달했고 오후 8시 기준 1시간 평균 PM10 역시 2천712㎍/㎥로 최고치였다.

 이번 황사는 남부지방에서 특히 심해 진도는 2천408㎍/㎥,대구는 2천684㎍/㎥로 종전 기록인 2006년 4월8일 백령도의 2천371㎍/㎥를 넘어섰고 진주 2천265㎍/㎥,울릉도 2천227㎍/㎥,안동 1천788㎍/㎥,광주 1천591㎍/㎥ 등도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비교하면 서울지역은 순간 최고 농도가 548㎍/㎥(20일 오후 7시10분),1시간 평균 농도가 466㎍/㎥(20일 오후 8시)로 그리 높지 않았고 수원 564㎍/㎥,강화 377㎍/㎥ 등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리적 위치상 서울 등 수도권 서부가 대개 황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여겨지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는 몽골과 네이멍구에서 발원한 흙먼지가 저기압 뒤를 따라 남동쪽으로 이동해왔기 때문이다.

 몽골과 네이멍구 등은 비나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흙먼지가 일어나기 매우 쉬운 지역인데,이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건너와서 지표면 근처에 떠다니는 것이 바로 황사다.

 이 때문에 건조한 초봄에 몽골과 네이멍구에서 우리나라 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황사의 농도와 주요 피해지역이 달라진다.

 따라서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오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가라앉지 않고 대기 상층부의 기류를 타고 그냥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고,남서풍이 강하게 불면 흙먼지는 우리나라나 일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만주에서 관측될 수도 있다.

 지난달 하순 기상청은 봄철 날씨를 전망하면서 올봄 황사가 예년 수준과 유사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올겨울 폭설로 황사 발원지에서 땅이 늦게 녹아 흙먼지가 날리는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런 예측은 3월 초순까지는 잘 맞아들어갔으나 3월 중순부터 몽골과 네이멍구의 눈이 녹고 기압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우리나라에 북서풍이 불 여건이 조성돼 황사가 자주 찾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전망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올해 우리나라 황사는 1월25일(중부) 처음 관측된 후 한동안 잠잠하다가 3월12∼13일(전국),13일(중부,호남),15∼16일(전국) 등 3월 중순부터 며칠 간격으로 잇따라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초 기온,강수량과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올해 봄 황사가 3월 중순까지는 그리 잦지 않고 3월말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올 것으로 봤으나 당초 예상보다 열흘쯤 시기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예년 황사는 4∼5월에 많이 왔으나 최근 수년간은 3월 황사나 늦봄,가을,겨울에도 황사가 자주 와서 계절적 경향에 따른 예측도 쉽지 않아 실제 상황을 보고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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