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양 집 침입.납치과정 묻자 “모른다.할 말 없다”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의 범행에 대한 현장검증이 16일 부산 사상구 덕포동 일대에서 진행됐다.이날 오전 10시 경찰의 삼엄한 감시하에 부산 사상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김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호송차에 올라탔다.
김길태 여중생 납치살해 현장검증
부산 여중생 이모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에 대한 현장 검증이 16일 사상구 덕포동 이 양 집과 무속인 집, 사체유기장소, 김의 옥탑방, 검거장소 등에서 진행됐다. 김길태가 현장검증을 위해 이 양 집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부산 여중생 이모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에 대한 현장 검증이 16일 사상구 덕포동 이 양 집과 무속인 집, 사체유기장소, 김의 옥탑방, 검거장소 등에서 진행됐다. 김길태가 현장검증을 위해 이 양 집으로 향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검거 때처럼 얼굴을 가리지 않았지만 검은색 점퍼에 달린 모자를 쓰고,검은색 체육복 바지 차림을 한 김은 ‘이 양을 살해한 이유가 뭐냐’,‘심경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이어 수갑을 차고,포승줄로 묶인 채 이 양이 살던 다가구 주택에 도착한 김은 범행과정을 태연하게 재연해 경찰과 취재진은 물론 근처 옥상 등에서 이를 지켜본 주민 100여명이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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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또 김의 범행동선을 따라다니며 “너도 사람이냐”,“야,이 ××아,고개 들어!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등 갖은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양의 집에 침입해 납치한 과정에 대해 김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은 먼저 이 양의 집이 있는 건물의 다른 빈집에 들러 무표정한 얼굴로 “갈 데가 없어서 와 라면을 끓여 먹었다”고 말했으나 경찰이 이 양의 집을 가리키며 ‘아느냐’고 묻자 “모른다”고 했고,다락방 창문을 통해 들어갔느냐는 질문에도 “모른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다락방 창문을 통한 침입은 경찰관이 대역을 통해 재연했다.
김은 이어 이 양의 방에서 ‘방 내부가 기억나느냐’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고,경찰이 화장실 등에서 발견한 족적을 제시하자 “들어올 리가 없는데 증거가 있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이 현장검증도 솔직히 이해가 안된다”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이 양이 납치될 당시 입었던 옷차림(분홍색 치마,흰색 티셔츠)을 한 어린이 크기의 마네킹을 놓고 범행을 재연해보라는 경찰의 요구에도 김은 “모르겠다”며 거부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이 양의 집에서 시작돼 성폭행 및 살해현장으로 지목된 무당집(무속인이 살던 폐가),이 양의 시신을 옮겼던 빈집,시신을 유기한 물탱크 주변,범죄의 근거지가 됐던 김의 옥탑방,검거장소 등 6곳에서 4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들 지역은 모두 반경 500m 이내이지만 골목길로 미로처럼 얽혀 있는데다 범행 및 도피장소가 협소해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경찰은 이날 현장검증에서 김이 어떻게 소주 4~5병을 마신 만취상태에서 이 양의 집 다락방 창문을 넘었는지와 이 양을 무당집으로 납치,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치밀하게 물탱크에 유기한 과정을 체크하면서 김의 진술에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을 집중 보강했다.
또 김이 범행 후 도피한 경로를 추적하면서 절도 등 다른 범죄를 저질렀는지도 추궁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분노한 주민들이 현장검증 장소에 대거 몰려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구체적인 시각을 공개하지 않는 한편 주변에 10개 중대 경력을 투입해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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