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본부, 물탱크 5m옆 고무통 것-여중생 시신 위 석회 동일여부 감정의뢰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의 시신을 은폐하기 위해 뿌려놓은 석회가루가 오히려 이 양의 사망시점을 밝히는 데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부산사상경찰서 수사본부는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물탱크가 있던 곳에서 5m 떨어진 곳에서 석회가루가 담겨긴 고무통을 발견,국립 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고 12일 밝혔다.
부산 여중생 이모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12일 오후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부산 사상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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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끔찍했던 기억…김길태 범행부터 검거까지
경찰은 이 양이 실종된 날로부터 이틀 후인 지난 달 26일 오전 11시께 이 양의 시신이 유기됐던 물탱크에서 5m 떨어진 옆집 뒤 처마밑에서 석회가루가 담긴 고무통을 발견했다.
만약 이 석회가루가 이 양의 시신 위에 뿌려진 석회가루와 동일한 성분으로 밝혀진다면,경찰이 석회가루를 발견하기 전에 이 양이 숨져 물탱크 속에 유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 가능하다.횟가루를 담은 고무통에서는 김길태의 지문 등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또 탐문수사를 통해 이 석회가루의 구매처를 찾고 있다.
국과수 감식 결과 고무통의 석회가루와 이 양 시신에 뿌려진 석회가루가 같은 것으로 확인되면 김길태가 이 양을 살해한 뒤 이 횟가루를 이용해 이 양의 시신을 은폐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감정 결과는 다음 주께 나올 예정”이라며 “이 두 석회가루의 일치 여부에 따라서 이 양의 사망 시점을 추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흉악범들이 시신에 석회가루,가루세제,밀가루 등을 뿌리는 일이 발생하고 영화의 한 장면으로도 나오기도 한다.
2004∼2006년까지 13명을 살해한 정남규 살인 사건의 피해자 시신 가운데 하나에도 가루세제가 뿌려져 있었고,영화 ‘공공의 적’에서도 재산 때문에 부모를 처참하게 살해한 아들이 시신에 흰 가루를 뿌리는 장면이 나온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범인들이 시신을 은폐하고 혹시 시신에 묻었을지 모르는 지문이나 혈흔 등을 없애기 위해 석회가루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증거를 없애는 효과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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