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영하 45도…칼바람 부는 최전방

체감온도 영하 45도…칼바람 부는 최전방

입력 2010-01-15 00:00
수정 2010-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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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천m가 넘는 중동부전선 최전방 고지 추위는 살인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영하 27도의 날씨에 초속 10m가량의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45도까지 곤두박질 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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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래 첫 GOP 경계작전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연일 동장군의 맹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육군 백두산 부대원들이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유명한 중동부전선 최전방에서 경계작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늘아래 첫 GOP 경계작전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연일 동장군의 맹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육군 백두산 부대원들이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유명한 중동부전선 최전방에서 경계작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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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부대원 훈련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연일 동장군의 맹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중동부전선 최전방에서 육군 백두산부대의 거점방어 사격훈련이 열려 장병이 총으로 표적을 조준하고 있다.
백두산부대원 훈련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연일 동장군의 맹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중동부전선 최전방에서 육군 백두산부대의 거점방어 사격훈련이 열려 장병이 총으로 표적을 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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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부대 명중 사격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연일 동장군의 맹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중동부전선 최전방에서 육군 백두산부대의 거점방어 사격훈련이 열려 장병이 공용화기로 표적을 명중시키고 있다.
백두산부대 명중 사격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연일 동장군의 맹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중동부전선 최전방에서 육군 백두산부대의 거점방어 사격훈련이 열려 장병이 공용화기로 표적을 명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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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에 투입중인 장병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연일 동장군의 맹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중동부전선 최전방에서 육군 백두산부대의 거점방어 사격훈련이 열려 장병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거점에 투입중인 장병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연일 동장군의 맹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4일 중동부전선 최전방에서 육군 백두산부대의 거점방어 사격훈련이 열려 장병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14일 휴전선 155마일 가운데 가장 넓고 높은 고지를 지키는 육군 백두산부대.

 군사분계선(MDL) 너머 북측의 김일성 고지와 불과 750m를 마주한 험준한 산악지형을 간직한 군사적 요충지를 맡은 부대다.

 체인으로 감은 트럭에 몸을 맡긴 채 폭설이 내린 비포장도로를 1시간여 오르자 숨쉬기 힘들 정도의 칼바람이 몰아쳤다.

 1천m 능선을 따라 4륜 지프로 어렵사리 고개를 넘을 때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민통선 내 상고대와 눈꽃은 절경이라 할만했다.

 하지만,차량 밖을 나오자 눈과 코가 얼어붙고 숨 쉬시기도 어려운 추위 탓에 경치 구경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다.

 살을 에는 듯하다는 말이 실감 났다.

 중무장하고 경계근무를 서는 장병을 지나 꼬불꼬불 정상을 향해 올라가면서 곳곳에 보이는 전투 전적비가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났던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현장을 대변했다.

 해발 1천175m에 있는 대우산.

 동쪽으로는 대암산과 도솔산,서쪽으로는 피의 능선과 단장의 능선이 눈 쌓인 설경과 함께 병풍처럼 펼쳐졌다.

 정면으로는 양구군 최전방 마을인 해안면의 분지(盆地)로 6·25 전쟁 당시 화채 그릇(punch bowl)처럼 생겼다고 이름 지어진 일명 ‘펀치볼’과 금강산 1만2천 봉 가운데 마지막 봉우리 가칠봉까지 눈앞에 보였다.

 또 워낙 높은 고지에 자리 잡고 있다 보니 항상 뿌연 안개에 가려 있지만,이날은 북한 땅 김일성 고지와 모택동,스탈린 고지까지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장병은 K-4,90M 무반동총 등 10여 종의 다양한 화기를 활용한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했다.

 적이 침투했을 때를 가정해 실제전투와 유사한 상황을 놓고 무릎까지 쌓인 눈길을 헤치는 전투 준비 태세는 그야말로 최정예 부대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화기에서 뿜어나오는 열기만이 잠시 추위를 달래줄 뿐 사방에 혹한을 녹일만한 온기는 없었다.

 카메라 건전지는 강추위에 이미 바닥이 났으며 천으로 바람을 막지 않으면 도저히 서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우였을까.수 km 전방 표적지를 향해 명중시키는 장면을 보고서야 잠시 추위를 잊었다.

 도솔대대 백기운 대위는 “혹한의 날씨 속에서도 유사시 싸울 거점에서의 사격훈련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실전적인 전투능력과 자신감을 함양한 소중한 기회였다”라며 “야무지고 강한 교육훈련으로 기백이 넘치는 군인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훈련을 마치고 최전방 GOP 초소 생활관을 들렀다.

 장병에게 겨울철 간식을 제공하려고 마련한 붕어빵 시식코너는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먹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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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에 투입중인 장병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체감온도 영하 45도까지 내려간 14일 육군 백두산 부대원들이 중동부전선 최전방 거점방어 사격훈련을 위해 험준한 산을 지나고 있다.
거점에 투입중인 장병
(양구=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체감온도 영하 45도까지 내려간 14일 육군 백두산 부대원들이 중동부전선 최전방 거점방어 사격훈련을 위해 험준한 산을 지나고 있다.


 또 최첨단 영상통화로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모습에서 바뀐 병영 문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철책을 따라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초소마다 4인 1조의 경계병들이 철책 옆 1천300개에 이르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온종일 경계근무를 서는 모습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험준한 산악지형에 만들어진 폭 3m가량의 비포장 길로 내려오는 길에 대수롭지 않은 듯 먹잇감을 위해 찾아 나선 7명의 야생 멧돼지 일가족이 배웅하듯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겨울이 찾아와 가장 늦게 겨울이 떠난다는 하늘 아래 첫 부대인 백두산 장병에겐 혹한의 추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백두산부대는 15일 창설 57돌을 맞는다.

 양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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