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고군분투… 호남 효과 없었지만 수도권 결집 큰 도움”
“호남이 저를 버린 것인지 더 겸허하게 기다릴 것”
4·13 총선에서 12년 만에 원내 1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정부·여당의 경제 실정을 국민이 심판한 것”이라며 반색했다. 동시에 “더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의례적인 겸양이 아니라 텃밭인 호남에서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경제 실패 책임을 준엄하게 심판했다. 총선의 가장 큰 의미는 새누리당 과반 의석의 붕괴”라고 평가했다.
호남(28석)에서 3석에 그친 데 대해 “인과응보다. 항상 실망만을 드렸는데 의석을 달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며 “회초리를 들어주신 호남의 민심을 잘 받아 안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고군분투 수고했다. 수도권에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회견에 앞서 라디오방송에서 “(문 전 대표의 방문이) 호남 민심을 달래는 데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 의향을 묻자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지도체제로 누가 맡아갈 것이냐는 논의가 많이 될 것”이라며 “그때 가서 볼 일이지, 미리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대선 출마 여부도 “모르죠 그거야”라며 “사람이 자기 미래에 대해 너무 확정을 해서 얘기하면 이러쿵저러쿵 뒷말이 따르기 때문에 가급적 그런 얘기에 대해서 단정은 안 하려 한다”고 했다. 107석을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김 대표로선 16석이나 목표를 초과 달성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대선 정국까지 역할 확대를 도모할 것이란 관측이 당 안팎에서 지배적이다.
반면, 문 전 대표는 총선의 지상과제로 꼽았던 새누리당 과반을 저지했음에도 고개를 떨군 모양새다. 앞서 호남의 지지와 2017년 대선 출마 및 정치생명을 연계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홍은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는 호남 지지가 없이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때 (광주에서) 드린 말씀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 패배는 아주 아프다. 더 노력하도록 회초리도 함께 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대체로 문 전 대표의 총선 기여도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최인호(부산 사하갑) 당선자 등 영남에서의 참여정부 출신들이 약진했고, 표창원(경기 용인정) 당선자 등 영입인사들도 대거 당선됐다. ‘일여다야’ 구도로 치러진 수도권에서 대승을 거둔 배경에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전략적 교차투표가 힘을 발휘했는데, 문 전 대표의 ‘호남 사죄방문’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의 정계은퇴론은 더민주와의 통합을 염두에 둔 국민의당 일각에서 먼저 제기됐다.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대통령 후보를 나오지 않겠다라고 했다.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며 압박했다.
한편 김 대표는 앞서 비례대표 공천 파문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한 비대위원들을 대신할 2기 비대위원 명단을 이르면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새 비대위가 꾸려지면 6월 말쯤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김 대표는 물론 총선 출마 선언 때부터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던 송영길 전 인천시장, ‘험지’ 부산에서 생존한 김영춘 전 의원, 4선에 성공한 박영선 의원 등이 당권 도전자로 거론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호남이 저를 버린 것인지 더 겸허하게 기다릴 것”
4·13 총선에서 12년 만에 원내 1당으로 올라선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정부·여당의 경제 실정을 국민이 심판한 것”이라며 반색했다. 동시에 “더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의례적인 겸양이 아니라 텃밭인 호남에서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대국민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다음날이 14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개인 용무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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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28석)에서 3석에 그친 데 대해 “인과응보다. 항상 실망만을 드렸는데 의석을 달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라며 “회초리를 들어주신 호남의 민심을 잘 받아 안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고군분투 수고했다. 수도권에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회견에 앞서 라디오방송에서 “(문 전 대표의 방문이) 호남 민심을 달래는 데는 별로 효과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 의향을 묻자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지도체제로 누가 맡아갈 것이냐는 논의가 많이 될 것”이라며 “그때 가서 볼 일이지, 미리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대선 출마 여부도 “모르죠 그거야”라며 “사람이 자기 미래에 대해 너무 확정을 해서 얘기하면 이러쿵저러쿵 뒷말이 따르기 때문에 가급적 그런 얘기에 대해서 단정은 안 하려 한다”고 했다. 107석을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김 대표로선 16석이나 목표를 초과 달성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대선 정국까지 역할 확대를 도모할 것이란 관측이 당 안팎에서 지배적이다.
반면, 문 전 대표는 총선의 지상과제로 꼽았던 새누리당 과반을 저지했음에도 고개를 떨군 모양새다. 앞서 호남의 지지와 2017년 대선 출마 및 정치생명을 연계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홍은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는 호남 지지가 없이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때 (광주에서) 드린 말씀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 패배는 아주 아프다. 더 노력하도록 회초리도 함께 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대체로 문 전 대표의 총선 기여도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최인호(부산 사하갑) 당선자 등 영남에서의 참여정부 출신들이 약진했고, 표창원(경기 용인정) 당선자 등 영입인사들도 대거 당선됐다. ‘일여다야’ 구도로 치러진 수도권에서 대승을 거둔 배경에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전략적 교차투표가 힘을 발휘했는데, 문 전 대표의 ‘호남 사죄방문’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의 정계은퇴론은 더민주와의 통합을 염두에 둔 국민의당 일각에서 먼저 제기됐다.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대통령 후보를 나오지 않겠다라고 했다.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며 압박했다.
한편 김 대표는 앞서 비례대표 공천 파문 책임을 지고 일괄 사퇴한 비대위원들을 대신할 2기 비대위원 명단을 이르면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새 비대위가 꾸려지면 6월 말쯤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게 된다. 김 대표는 물론 총선 출마 선언 때부터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던 송영길 전 인천시장, ‘험지’ 부산에서 생존한 김영춘 전 의원, 4선에 성공한 박영선 의원 등이 당권 도전자로 거론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6-04-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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