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인사 임박 해법은
박근혜 대통령이 6박 8일간의 인도네시아·브루나이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정부직 및 공기업 수장 인선 문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한 해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14일 공개 일정 없이 순방 결과를 정리하는 한편 ‘부재중’ 국내에서 발생한 주요 현안에 대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로부터 종합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 인사위원장이기도 한 김 실장은 박 대통령 순방 기간 주요 정부직이나 공공기관장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기업 수장 등에 대한 인선 발표가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퍼지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재 정부의 장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 중에선 복지부 장관 외에도 감사원장,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다. 차관급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감사위원 자리가 하나 비어 있다.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도 지난달부터 본격 재개되긴 했지만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대선 공신’이나 당 인사들을 정부 출범 이후 ‘홀대’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들을 얼마나 기용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주요 인사는 국정 철학을 이해하고, 대선에서 힘을 합쳐 집권을 위해 함께 노력한 분으로 임명하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한 것도 당의 분위기를 대변한 것이다. 당내 불만이 커질 경우 정기국회에서 민생·경제법안 및 내년도 예산안의 조속한 통과를 원하는 박 대통령으로서는 대야관계 악화와 함께 여당의 적극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이라 박 대통령이 그동안 ‘공기업 낙하산 인사 배제’의 의지가 강했더라도 능력과 전문성이 있는 인사라면 당 출신이라도 적극적으로 기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한국교직원공제회 신임 이사장에 이규택 전 의원이 내정된 것을 비롯해 박보환, 박영아, 김석기, 최경수 등 친박(친박근혜)계이거나 캠프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공기업 수장으로 임명된 것도 이런 변화된 기류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2013-10-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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