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집단탈당, 정국 새 변수 부상…유동성 커진 대선판

바른정당 집단탈당, 정국 새 변수 부상…유동성 커진 대선판

입력 2017-05-02 15:09
수정 2017-05-0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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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비유승민계 13명, 탈당후 한국당 원대복귀·洪지지

범보수 진영의 ‘이합집산’ 움직임이 5·9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독주체제를 깨기 위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경쟁적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바른정당발(發) 집단탈당 사태가 발생해 대선 판도의 유동성을 키운 것이다.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의원 13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하고 한국당 복당 후 홍 후보 지지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그동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까지 포함하는 ‘3자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왔음을 감안하면 국민의당과의 단일화를 사실상 접고 범보수 내에서 홍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나뉜 범보수 진영에서 보수 적통의 무게추가 홍 후보 쪽으로 좀 더 쏠리는 효과가 발생하겠지만, 유 후보가 대선완주 의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보수 진영은 분열 속 대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역학구도 탓인지 각 정당은 바른정당의 집단탈당 사태가 대선정국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겉으로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며 대선 승리를 장담했다.

당장 홍 후보 측은 지지율 상승세에 탄력을 붙일 것이라고 반색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에 오차범위내 또는 오차범위 밖 근처에서 안 후보를 추격중인 홍 후보 측은 문 후보와의 양강구도 형성을 위한 절호의 계기를 확실히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홍 후보 측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좌파정권을 막기 위한 보수 대단합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대화합을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유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저는 기존의 낡은 보수, 부패한 보수, 가짜 보수로는 대한민국을 바꿀 수 없고 오히려 보수 정치가 소멸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대선 완주는 물론 독자노선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지율이 좀 안 나온다고 잘못된 길로 돌아가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보수개혁이 없는 단일화, 이건 보수가 영원히 죽는 길”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도 ‘국정실패세력’의 재결집에 불과하다며 맹비난했지만 내심 대선정국에 불러올 파급력을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홍 후보의 상승세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전형적인 국정농단 철새들의 모습”이라며 “국민이 철저히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대열에 동참하고 당을 새로 만들어 건전한 보수를 만들겠다더니,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서 국정농단 세력으로 회귀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라며 “이는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대의명분을 저버린 것이자, 촛불민심에도 정면으로 거역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당사 브리핑에서 “(탈당 의원들이 내세운) 보수재결집이라는 궁색한 명분이 안타깝다”며 “홍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좌우 극단의 극한대결 정치가 다시 재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극한 대결정치를 혐오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고 있다”며 “합리적 중도개혁세력이 안 후보에게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잠시 썼던 가면을 벗어던진 못난 정치 자영업자들의 구차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줏대도 없고 용기도 없는 경박한 정치 군상들의 생존 몸부림”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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