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洪, 자격 없어…조폭정당 후예”, “安, 막가파식 허위사실 유포”
서로를 겨냥해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을 전개해오던 문·안 후보는 제각기 나름의 대선전략 아래 ‘홍준표 때리기’에 나섰고, 이에 맞서 홍 후보는 안 후보에게 집중했던 화력을 문 후보 쪽으로 돌리며 격렬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에서 안 후보를 향해 “국민의당이 선거 막판까지 한국당과의 ‘문모닝 연대’에 집착하고 있다”며 “홍 후보와 ‘막말연대’를 중단하시길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단장은 전날 안 후보 측이 제기한 문 후보 처조카의 취업관련 의혹에 “황당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하며 “아무리 안 후보 지지율이 폭락한다고 해도 기본은 지켜달라. 막가파식 허위사실 유포 행태가 더이상 묵과못할 지경”이라고 혹평했다.
안 후보 측도 문 후보를 향한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박지원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YTN 라디오에서 “문 후보는 안철수, 김한길, 김종인, 박지원, 손학규 등 민주당 대표를 한 사람은 다 쫓아냈다”며 “문 후보는 친문(친문재인) 중심의 철옹성을 쌓아가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김철근 대변인은 “문 후보 아들은 어려서부터 특권과 반칙에 익숙한 삶을 살아왔다. 기득권에 안주하는 문 후보가 적폐청산을 논할 자격이 있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두 후보 측 공세는 홍 후보 비판에도 방점이 찍혔다.
문 후보 측은 홍 후보가 최근 보수표 결집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기존 ‘무시하기 전략’에서 선회, 본격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 후보 측 박 단장은 “홍 후보는 대통령 자격뿐 아니라 후보로서의 자격도 갖추지 못했다. 성범죄 공모자이고, 뇌물수수 재판이 진행 중인 후보에게 나라를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홍 후보가 특정 여론조사기관을 가리켜 “도둑놈 XX들이다. 내가 집권하면 없애버린다고 했더니 요즘 갑자기 올려줬다”고 말안 것을 두고 “조폭 정당의 후예다운 반민주적 폭언”이라고 공세를 폈다.
문 후보 측은 지난달 29일 홍 후보를 겨냥한 ‘팩트체크 브리핑’을 첫 가동했다.
30일에는 “홍 후보의 행태를 더이상 지켜보지 않겠다. 본격적으로 검증할 것”이라며 사실상 선전포고하는 등 검증의 고삐를 죄어가는 모습이다.
이는 대선이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문 후보를 겨냥한 홍 후보의 ‘막말 공세’가 선을 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무차별적 네거티브 공세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 측도 홍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박 위원장은 “홍 후보는 한국당의 후보로서 박근혜 대통령을 이어가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청산의 대상이지 어떤 경우에도 함께 할 수 없다”고 언급, 일각에서 여전히 제기되는 ‘단일화’ 관측에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같은 배경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가 안 후보를 오차범위 내로 추격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후보 측은 홍 후보가 경남도청에 유세 참석을 요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화력을 집중했다.
선대위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실이라면 공직선거법 9조 1항에 의거해 공무원 중립 의무를 위반한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지적하며 “연일 홍 후보의 막말에 관권 선거 의혹까지 국민 우롱의 도가 지나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홍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한 집중사격에 나서면서 안 후보측 때리기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의 상왕은 이해찬”이라면서 “문재인이 집권하면 (이해찬이) 좌파 공화국의 상왕이 돼 이 땅의 보수 세력을 문재인의 말대로 불태우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가 앞서 안 후보의 ‘상왕(박지원)과 태상왕(김종인)’을 지목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문 후보를 공격한 것이다.
정우택 상임선대위원장은 문 후보를 겨냥해 “자신을 향한 국민의 검증을 색깔론과 종북몰이로 치부하고 뭉개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매우 오만한 처신”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처럼 홍 후보측은 남은 선거운동 기간 1위인 문 후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선거판도를 ‘문재인-홍준표’간의 대결구도로 가져가려는 전략이다.
홍 후보 측은 그러면서도 안 후보가 내세운 ‘공동정부론’을 평가절하하며 보수표를 다졌다.
정 위원장은 “연일 폭락하는 지지율은 안 후보가 본인의 장기인 ‘철수’를 다시 심각하게 고민할 시점이 눈앞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며 “공동정부를 운운하는 행태는 보수·우파를 현혹하려는 선거 술책”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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