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6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흰색 인민복 차림에 빵모자를 쓴 김정은 위원장이 조준경 렌즈로 목표물을 겨냥해 소총을 시험 사격하는 장면이 담겼다.
지난 3∼5일 중요 군수공장을 잇달아 시찰한 김 위원장이 저격무기 생산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격 장면은 다른 사진에서 탁자 위 소총을 가리키는 김 위원장 뒤편 벽에 걸린 사진 속 모습과 똑 닮았다.
평양 평천 혁명사적지에도 전시된 이 사진은 김일성이 1948년 12월 12일 북한에서 자체 제작한 기관단총을 시험사격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김정은이 할아버지의 사격 모습과 유사한 장면을 연출한 것은 절대적 숭배 대상인 김일성의 후광을 등에 업고 김정은 체제의 정통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북한 주민에게 대를 이은 충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을 종종 연출해왔다.
지난 2월 ‘김일성 대표 패션’인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열병식에 참석했고, 지난해 10월 북한군 훈련 지도현장에서는 흰색 인민복 차림에 밀짚모자를 착용했다.
특히 농장 등 민생시찰 현장이 아닌 군사훈련을 지도하면서 밀짚모자를 쓴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생전 인민복 차림에 밀짚모자를 즐겨 썼던 김일성을 연상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사흘간 현지지도를 진행한 공장 명칭과 장소는 북한 매체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군수공장이 밀집한 자강도 일대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는 2019년에도 포탄과 탄두를 생산하는 북한 대표적 군수공장인 강계트랙터종합공장과 소총·기관포의 탄약류를 만드는 강계정밀기계종합공장 등 자강도 일대의 공장을 집중적으로 시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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