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라인’ 리설주 vs ‘커리어우먼’ 김여정으로 본 北 패션 트렌드

‘샤넬 라인’ 리설주 vs ‘커리어우먼’ 김여정으로 본 北 패션 트렌드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21-02-21 16:11
수정 2021-02-21 18:0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박계리 ‘패션&메이크업으로 본 북한 사회’1990년대까지 북한 주민들은 나라에서 주는 옷을 입거나 집에서 만들어 입는 일이 많았다. 우리나라 1960~70년대가 그러했듯 북한은 사회주의식 차림새를 하도록 철저하게 단속해 왔는데, 2000년대 들어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중국과 한국 등에서 새로운 스타일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와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각각 여성 패션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왼쪽)와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왼쪽)와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박계리 통일교육원 교수는 지난해 말 발간한 ‘패션&메이크업으로 본 북한사회’에서 리설주는 퍼스트레이디 격에 맞는 ‘샤넬 라인’ 스타일을, 김여정은 북한의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 스타일을 주로 입는다고 분석했다.

사실 치마 길이가 무릎 아래로 오는 이른바 ‘샤넬 라인’ 길이의 치마와 자켓을 주로 입는 리설주의 스타일이 우리에겐 그다지 새로울 게 없지만, 이런 스타일의 레이디퍼스트를 처음 본 북한 주민들에게 리설주의 모습은 매우 ‘신선한 충격’ 같은 것이었다. 북한 사회가 여성들에게 권장하던 ‘조선복’(한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리설주,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에 블랙 클러치
리설주,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에 블랙 클러치 2017년 10월 평양 화장품 공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리설주(왼쪽)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리설주는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에 검은 색 클러치로 멋을 냈다. 서울신문DB
블랙 원피스에 도트 무늬 붉은 자켓의 리설주
블랙 원피스에 도트 무늬 붉은 자켓의 리설주 2012년 7월 블랙 원피스에 빨간 도트 무늬 재킷을 입고 오픈토 하이힐을 신고 나타난 리설주. 서울신문DB
리설주,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리설주,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서 살구빛 투피스 정장에 검은색 클러치와 구두를 매치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서울신문DB
리설주는 2012년 7월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고 자연스럽게 김 위원장의 팔짱을 끼는 모습을 노출해 화제가 됐으며, 이후에도 노란색 물방울무늬 원피스와 하얀색 카디건 차림에 하이힐을 신고 현지시찰을 동행하기도 했다. 원피스는 상당수가 허리 라인을 실제 허리 위치보다 높게 재단해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여성에게 금지하던 바지를 입은 모습도 공개함으로써 이후 북한 여성들도 공식적으로 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됐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김정은 수행하는 김여정
김정은 수행하는 김여정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하는 동생 김여정. 블라우스와 겉옷을 모두 회색으로 맞춘 깔끔한 투피스 정장에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김정일 초상 휘장을 달았다. 서울신문DB
반면 당 부부장으로, 대외 및 대남 사업을 총괄하는 김여정은 북한판 커리어우먼 스타일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리설주가 브로치 등으로 옷을 장식하는 대신 김여정은 김일성·김정일 초상의 뱃지를 착용한다.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적은 없으며, 김 위원장을 수행할 때에도 바지 대신 항상 H라인의 치마와 자켓 정장 차림이었다. 주로 남색이나 검은 색 계열의 투피스를 입고, 목 부분에 포인트를 준 흰색 블라우스를 즐겨 입는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주로 북한 외부의 유행이 장마당 등을 통해 북한 내부로 파급됐으나, 이제는 북한 패션의 유행을 선도하는 것이 북한 내부 인물의 옷차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로이터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2018년 2월 11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 공연 중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2020.6.17  조선중앙TV 연합뉴스
2018년 2월 11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 예술단 공연 중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2020.6.17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26일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한 특별열차에서 내린 김여정이 수행을 위해 뛰고 있다. 2019.2.26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6일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한 특별열차에서 내린 김여정이 수행을 위해 뛰고 있다. 2019.2.26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도움을 받아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2018.9.19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도움을 받아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2018.9.19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 확대
[평양정상회담] 순안공항 김여정 등장
[평양정상회담] 순안공항 김여정 등장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 대형모니터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모습이 중계되고 있다. 2018.9.18
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31일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면담 중 안팎을 오가며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평양/타스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31일 북한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면담 중 안팎을 오가며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평양/타스 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북-미, ‘어색한 조우’
북-미, ‘어색한 조우’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뒷줄 오른쪽)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뒷줄 왼쪽),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앞)이 9일 오후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지켜보고 있다. 2018.2.9 연합뉴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출산'은 곧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가
모델 문가비가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를 낳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에 많은 충격을 안겼는데요. 이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결혼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산’은 바로 ‘결혼’으로 이어져야한다는 공식에 대한 갑론을박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출산’은 곧 ‘결혼’이며 가정이 구성되어야 한다.
‘출산’이 꼭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