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중앙군사위서 논의한 ‘전쟁억제력 강화’ 의미는

김정은 중앙군사위서 논의한 ‘전쟁억제력 강화’ 의미는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20-07-19 14:11
수정 2020-07-1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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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핵전쟁억제력 강화’보다는 표현 수위 낮춰
한미연합훈련 중단 압박하고 상황관리 주력 의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주재
김정은 국무위원장,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주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조선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5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2020.7.19.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7기 5차 확대회의와 비공개회의를 열고 ‘잠재적인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전쟁억제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19일 보도했다. 다음 달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될 경우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며 한미에 훈련 중단을 압박하면서도 대남·대미 위협 수위를 조절하며 상황 관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지도했고, 비공개회의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비공개회의에서는 “조선반도 주변에 조성된 군사 정세와 잠재적인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중요 부대들의 전략적 임무와 작전동원태세를 점검하고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기 위한 핵심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전했다.

‘전쟁억제력 강화 방안’은 지난 5월 4차 확대회의에서 제시됐다는 ‘핵전쟁억제력 강화와 전략무력의 고도 격동상태 운영 방안’으로 보인다. 이 방안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등 전략 도발을 포함한 것으로 관측되는데, 지난달 5차 예비회의와 이번 확대회의에서는 ‘핵전쟁억제력’이 아닌 ‘전쟁억제력’으로 표현 수위를 낮췄다.

이에 북한이 즉각적인 군사 도발에 나서기보다는,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여부를 자신들의 군사 도발과 연계시킴으로써 사전에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중대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MB) 실험은 계속 유예하겠다는 뜻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10일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그저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며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상황 관리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코로나19와 경제난으로 어려운 국면에서 미국이 적대적 행동을 하면 북한도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급적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명분을 잘 찾고 포장해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확대회의와 비공개회의에서는 지난달 예비회의에서 보류했던 ‘대남 군사행동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 남북 관계 역시 지난달 북한의 대남공세 중단 이후 현 상황을 유지하며 한국 정부의 행보에 따라 대응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대남 관계는 좀 더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라고 짚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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